국내 음식 배달 시장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0조원 규모를 돌파한 가운데, 일부 무인 매장이 배달 기사에게 음식 포장까지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온라인 음식 서비스(배달) 거래액은 37조628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33조4790억원 대비 12.4% 증가한 수치로, 2024년 연간 거래액 36조9891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달 시장의 성장세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이어져 왔습니다. 2020년 17조3371억원이었던 거래액은 2021년 28조6605억원, 2023년 32조3722억원으로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와이즈앱·리테일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주요 배달앱 5곳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705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2023년 대비 17.2% 늘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서는 배달앱 이용자 55%가 2개 이상 앱을 중복 사용하고, 3개 앱 사용자도 1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배달 시장 성장 속에서 무인 매장의 셀프 포장 요구가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배달 기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한 사진들을 보면, 여러 무인 매장이 포장 업무를 기사에게 전가하는 공지문을 게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무인 매장은 "저희 매장은 무인매장이다. 제품별 번호를 확인해 (직접) 찾아가면 된다"며 "못 찾는 제품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다른 매장은 비닐봉지 준비부터 주문 품목 확인, 냉동고 번호 대조, 최종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단계별로 명시해 기사가 직접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SNS
주문 영수증의 추가 메뉴까지 챙겨달라고 요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배달 기사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왜 배달 기사가 포장까지 해야 하느냐", "무인 매장이라도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점주는 나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오배송이 나면 책임은 고스란히 기사에게 돌아온다"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기사들은 포장 요구를 확인한 후 배달을 취소하고 매장을 떠났다는 경험담도 공유했습니다.
무인 매장 운영 점주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같은 업종 종사자들은 "이건 선을 넘었다", "무인 매장이라도 픽업은 점주가 준비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운영해서는 안 된다" 등의 의견을 보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논란이 확산되자 배달 플랫폼들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우아한청년들 등 배달 플랫폼 운영사들은 무인 매장 측에 주문 상품을 직접 포장해 기사에게 전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배달 기사들에게는 무인 매장에서 포장을 강요할 경우 배달을 거부해도 된다는 안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