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혈우병 등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들의 고액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치료제 접근성을 높이는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는 희소·중증난치질환 의료비 부담 경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희귀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을 10%에서 5%로 내리고,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보 적용에 걸리는 기간은 현행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할 계획입니다.
2024년 기준 국내 희소질환 환자는 약 45만 명, 중증난치질환 환자는 약 84만 명에 이릅니다. 우선 복지부는 산정특례 대상인 희소·중증난치질환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현행 10%에서 5%로 점진적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산정특례는 치료비가 많이 드는 중증질환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을 대폭 줄여주는 제도로, 앞으로는 이 혜택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복지부는 올해 상반기에 본인 부담률 경감 방안을 수립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모든 희소·중증난치질환의 본인 부담률을 일괄 인하하기보다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시급한 질환부터 우선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본인 부담률을 낮추면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지부 추산에 따르면 희소·중증난치질환 본인 부담률을 1%포인트 인하할 때마다 건강보험에서 1,000억 원을 추가 투입해야 합니다.
복지부가 선별 지원 방식을 택한 이유는 질환별로 자부담액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가장 부담이 컸던 혈우병(1,044만원)을 포함해 부산생식기장애(573만 원), 혈액 투석(314만 원) 등은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이 희소질환 전체 평균(57만 원)이나 중증난치질환 평균(86만 원)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 산정특례를 적용받는 희소질환 수도 70개 늘어나 총 2,014개가 됐습니다. 아울러 부양의무자 가구(기준 중위소득 200% 미만인 가구)에 희소질환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에서는 부양의무자 소득·재산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합니다.
실질적으로 연락이 끊어진 상태임에도 서류상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희귀·중증난치질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도 높입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적정성 평가, 가격 협상 간소화를 통해 건보 등재에 드는 기간을 기존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국내 공급이 중단된 자가치료용 의약품을 국가가 해외에서 구매하여 공급하는 긴급 도입 품목을 2030년까지 41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는 현재 자가치료용 의약품의 50% 수준에 해당합니다.
공급이 중단되었거나 중단 우려가 있는 필수의약품의 경우 정부가 제약사에 요청하여 전량 구매하여 공급하는 '주문제조'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환자 중심의 의료·복지 연계 지원 기반도 마련합니다. 희귀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질환, 환자 특성에 따른 복지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의료·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금년부터 우선 시행 가능한 대책은 조속히 이행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과제를 지속 발굴하여 희귀·중증난치질환자가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희귀 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