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5일(월)

'사라질 위기'였던 상해 임시정부 청사, 현대차그룹이 살려... 정몽구 민간외교, 빛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독립유공자 지원과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에 꾸준히 나서온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상하이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보존 과정에서 민간 차원의 외교 역할을 했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4일 현대차그룹 지속가능성 보고서 등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4년 5월 중국 상하이시 정부청사에서 당시 한쩡 상하이 시장과 면담을 갖고,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보존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임시정부청사가 포함된 상하이시 로만구 지역 재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였습니다.


상하이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모습. /사진=현대차그룹중국 상해에 자리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모습 /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당시 상하이시는 2010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임시정부청사를 포함한 로만구 일대 약 1만4000평을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쇼핑센터와 위락시설을 갖춘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이 과정에서 임시정부청사의 원형 보존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상하이시에 임시정부청사 주소지인 '306롱 3~5호와 318롱 전 구역'의 보존을 공식 요청했으나, 상하이시는 임시정부청사 인근 지역이 수십 년간 소외돼 왔다는 점을 들어 해당 구역만 재개발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 차원의 설득이 여의치 않자 현대차그룹이 직접 나섰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면담 자리에서 "상하이에 위치한 임시정부청사는 대한민국의 독립혼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장소로, 한국 국민에게 민족적·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의 깊은 관심을 감안해 한국이 재개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양띵화 상하이시 부비서장 겸 도시개발 담당관도 참석해 상하이시와 현대차그룹 간 경제 협력 방안이 함께 논의됐습니다. 이후 한쩡 상하이 시장과 이창동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 간 면담이 성사됐고, 상하이시가 추진하던 재개발 프로젝트는 전면 유보됐습니다. 그 결과 임시정부청사는 현재의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신현택 당시 문화부 기획관리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 공개입찰까지 진행된 사업 계획을 전면 보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임시정부청사 보존을 범국가적 과제로 삼아 민관이 함께 움직인 노력이 중국 정부에 전달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사진=현대차그룹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후에도 독립유공자의 희생을 기리는 보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국가보훈부와 '국가보훈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독립운동 사료 전산화, 유해 봉환식 의전 차량 지원, 국립현충원 셔틀버스 기증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해 봉환식에는 제네시스 G90 등을 의전 차량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유가족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으로 초청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서울과 대전 국립현충원에는 친환경 전기 셔틀버스를 각각 1대씩 기증해 방문객 이동 편의 개선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독립운동 사적지 현황을 점검하고, 개보수가 필요한 곳에 대해서는 국가보훈부 등과 협력해 보존 작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인적·물적 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보훈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