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4일(일)

김정은 제치고 '정중앙' 선 김주애... 후계자 지위 강화 행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동행하며 후계자 지위 강화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김주애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공식적으로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새해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개된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와 딸 김주애의 모습이 함께 담겼습니다.


인사이트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해를 맞아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해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 오른편으로 딸 주애와 리설주 여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실렸다. / 뉴스1(평양 노동신문)


김주애의 금수산태양궁전 공개 참배는 2022년 11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후 처음입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북한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핵심 장소로,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2년간 참배를 중단했다가 이번에 딸과 함께 신년 참배를 재개한 점이 주목됩니다.


특히 공개된 사진에서 김주애가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사이 참배 행렬 정중앙에 위치한 모습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김주애는 김정은 위원장보다 10㎝가량 뒤에 서 있었지만, 선대를 상징하는 공간에서 정중앙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순한 자녀의 권위를 넘어 선대 수령들의 유훈을 직접 계승하는 '혁명의 계승자'로서 지위를 대내외에 공식 선포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사이트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께서 1일 2026년 설맞이공연에 출연하는 학생소년들을 만나시고 따뜻이 축복해주시였다"라고 보도했다. / 뉴스1(평양 노동신문)


김주애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위상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 동행하며 국제무대에 첫 등장했고, 지난달에는 김정은 위원장보다 앞서 걷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전날 진행된 신년 경축 행사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전용차 '아우르스'에서 가장 먼저 내리고 김정은 위원장 볼에 입 맞추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보도를 보면 김주애의 위상을 집중적으로 높여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수산태양궁전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유의해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처음 공식 석상에 등장한 김주애는 지난해 북한 매체 노출 빈도가 총 17건에 달해 2024년(13건)보다 4건 늘어났습니다.


평양 노동신문 / 뉴스1뉴스1(평양 노동신문)


다만 김주애를 후계자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절차적 과제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제기됩니다. 노동당 입당과 공식 직함 부여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2010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함을 받은 후에야 공식적인 후계자로 평가받았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리설주도 동반했다면 '가족'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막 13세로 입당 연령도 되지 않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을출 교수는 "직함을 주기보단 상징적인 지도직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2월 열릴 북한의 최고의결기구인 9차 당대회가 김주애의 후계구도를 파악할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신년 인사말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공식 국명으로 부르며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의제라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마주 앉아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거듭 강조하지만 이재명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제를 존중하며 북측이 말하는 도이췰란드(독일)식 체제 통일을 배제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