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지급할 경우 아동들의 수면 장애와 비만 위험이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이 미국 21개 지역 1만500명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3세에 스마트폰을 소유한 아이들에 비해 12세에 소유한 아이들이 수면 장애 위험이 60% 이상 높았고, 비만 위험도 4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올해 발표된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사고 능력 저하, 주의력 감소, 기억력 약화 등 인지 기능 저하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 이용량이 증가할수록 우울과 불안 비율이 높아지며, 심야 사용이 많을수록 수면의 질 약화와 비만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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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청소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이미 논쟁의 대상이 아니며 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심각한지, 그리고 사회가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할지가 주요 논의 초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따라 호주는 이달 들어 전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내년부터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으며, 다른 국가들은 두 나라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여러 주가 아동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해악을 둘러싼 논쟁은 뜨거웠지만, 과학적 합의는 최근까지 형성되지 못했습니다.
스크린이 미치는 해악을 약물 시험처럼 명확한 임상시험으로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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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국립보건원(NIH) 지원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 사이 태어난 약 1만2000명 아동들을 추적하는 청소년 뇌·인지 발달 연구가 시작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 대상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에 대한 장기적 관찰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지난 6월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된 논문은 이 자료를 활용해 단순한 스크린 사용과 중독적 사용을 구분했습니다.
그 차이는 결정적이었습니다. 온라인에 머무는 총 시간 자체는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과 떨어질 때의 불안감이나 사용을 줄이기 어려운 강박적 패턴은 달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독적 사용이 증가한 청소년들은 사용 수준이 낮은 청소년들에 비해 자살 사고와 행동 위험이 2~3배 높았습니다. 이 연구는 온라인 활동 유형에 따른 위험 차이도 발견했습니다. 비디오게임 사용이 많은 아동들은 불안과 우울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더 많이 보였고, 소셜미디어 사용이 많은 아동들은 규칙 위반이 잦고 공격성이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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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NIH 자료를 활용한 청소년 건강 문제 연구 논문들이 대거 발표되었습니다. 9세~13세 아동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인지 능력을 살핀 연구에서는 사용이 낮은 집단, 낮지만 증가하는 집단, 높으면서 증가하는 집단으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뒤 두 집단 아동들이 소리 내 읽기 인식, 그림 순서 기억, 어휘 시험 등 각종 인지 능력 측정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연구진은 소셜미디어가 학습과 밀접한 활동을 방해한 결과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캘리포니아대의 제이슨 나가타 청소년 및 청년 담당 소아과 의사는 "소셜미디어를 하루 1시간만 사용하는 사용자들조차 소셜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아동들보다 인지 수행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놀라웠다"고 밝혔습니다.
소아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다른 연구는 게임이나 영상 시청과 달리 소셜미디어 사용이 주의력 결핍 증상과 상대적으로 더 밀접하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토르켈 클링베리 인지신경과학 교수는 "소셜미디어는 끊임없이 산만하게 만듭니다. 새 메시지가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듭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베리 교수는 "계속 산만한 상태에 있다면 집중하는 능력이 갈수록 약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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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인간발달과 역량 저널(JHDC)에 실린 대규모 국제 연구 역시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13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받으면 특히 여성에서 자살 생각, 현실감 상실, 감정 조절 저하, 자존감 약화 등 청소년기 정신 건강 악화와 관련이 있음을 밝힌 연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