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의 이혜훈 전 의원 제명 결정에 대해 "배신자로 몰아세우기보다 떠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29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진행된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이혜훈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후 국민의힘으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 뉴스1
이 대표는 "이혜훈 전 의원이 2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결국 강을 건넜다"며 "우리는 그 의미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거국 내각은 보통 정권 말기의 레임덕 국면에서 등장하는 유화책인데, 이재명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이런 파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감의 발로"라고 분석했습니다.
보수 진영의 현실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진단을 내놨습니다. 이 대표는 "반면 보수 진영은 그동안 내부 동질성 강화만 외쳐 왔고, 이제 더 이상 외연 확장이 불가능해졌다"며 "보수는 닫혀가고, 민주당은 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 / 뉴스1
국민의힘 내부의 격한 반응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는 '사상 최악의 해당 행위', '일제 부역과 다름없다'는 격한 비난까지 쏟아졌다"며 "탈영병의 목을 치고 배신자라 손가락질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지금은 이 전 의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울 때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국민께 매력적인 비전과 담론을 제시하여 희망을 드려야 할 때"라며 "누군가 등을 돌렸다면, 왜 떠났는지 그 이유를 살펴야지 떠난 사람을 저주해서 무엇을 얻겠나"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사진 제공 = 대통령실
보수 담론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 대표는 "보수 담론이 저급해진 원인은 상대를 감옥에 보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검찰주의적 사고방식에 있다"며 "정책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니, 결국 상대를 감옥으로 보내는 데만 몰두했고,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자 이제 남은 것은 저주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혜훈 후보자를 향해 "소신대로 예산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해 보라고 주문하고 싶다"며 "대통령이 그 소신을 받아들일 배포가 있느냐에 따라 이 후보자의 이번 선택이 옳았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에게 아부하거나 그 정권에 부역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제가 아무리 개인적으로 가까워도 정치인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그때는 저도 이 후보자를 향해 가차 없는 비판을 퍼부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