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차 공간을 둘러싼 갈등이 일방적인 폭행으로 번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50대 가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시인했으나, 20대 피해자는 경찰의 초기 대응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5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소재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주차 공간을 찾아 진입하던 피해자 A씨는 흰색 SUV 차량이 왼쪽 입구 근처에 멈춰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A씨는 "깜빡이가 켜져 있어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차량이 갑자기 후진으로 A씨가 들어가려던 주차 자리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양측 간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SUV 운전자 B씨는 A씨에게 "내가 차를 대려고 했는데 네가 뭔데 와서 차를 갖다 대느냐"며 큰소리를 쳤고, A씨는 "통로에서 후진으로 들어오는 게 어디 있느냐"고 응수했습니다.
이후 B씨는 "어린 녀석이 꼬박꼬박 말대답한다"며 반말과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A씨가 "욕하지 말고 반말하지 마시라"고 요청하자, B씨는 "네가 뭔데 나한테 반말하지 말라고 하냐. 너 같은 어린 XX한테는 반말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B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가 안경을 벗은 후 A씨를 향해 물리적 폭행을 가했습니다. 현장 영상에는 B씨가 A씨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주먹과 무릎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기록됐습니다.
A씨는 "괜히 팔이라도 잘못 휘적거리면 쌍방 폭행을 주장할까 봐 최소한의 방어만 했다"며 당시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는 얼굴과 목, 눈 부위에 상처를 입어 안과 진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폭행 과정에서 B씨의 모욕적 발언도 계속됐습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폭행 중에도 "너랑은 합의 안 한다", "나는 징역 안 무섭다. 징역 가면 그만이다", "벌금 내면 그만이다. 민사 걸어봐라. 한 달에 천 원씩 주면서 버티면 그만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한 "'어디 가서 이렇게 처맞는 거 X 팔리지 않냐. 내가 너였으면 XX했다. 네 부모가 불쌍하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A씨는 주장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B씨는 "나 혼자 폭행했다"며 자신의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마트 안전관리 직원도 "A씨가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폭행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의 초동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A씨가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확보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마트 주차장에 CCTV가 없을 리가 없는데 왜 그러냐. 걱정하지 말라"며 블랙박스 확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A씨는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폭행 상황이 모두 진정돼 체포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다"며 "임의동행을 요청했으나 가해자가 가족과 함께 있으니 나중에 조사를 받겠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또한 "가해자가 혐의를 순순히 인정해 블랙박스를 확인하지 않았고, 수사관이 배정됐으니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가해자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