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금)

"일반인은 '예약 대기', 김병기 아들은 '1시간 만에 뚝딱'"... 병원 특혜 이용 정황 포착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가족이 지역구 내 종합병원에서 특혜성 진료를 받았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25일 MBC는 김 원내대표의 보좌진이 부인과 아들의 병원 예약을 대신 처리하고, 병원 측이 특별한 배려를 약속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과 김병기 의원실 간 주고받은 메시지에 따르면, 2023년 4월 김 의원실 비서관이 병원 부원장에게 "사흘 뒤 의원님 사모님께서 안과 교수님에게 진료를 받을 예정"이라며 "의원님께서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셔서 잘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부원장은 "안과 교수님에게 다시 한번 부탁드려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실제로 사흘 후 김 의원의 부인은 의원실 보좌진을 동반해 백내장 진료를 받았습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뉴스1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뉴스1


한 달 후에는 보좌진이 김 의원 부인의 처방전을 첨부하면서 "의원님께서 추이를 지켜보고자 하신다"며 진료행정실장에게 재차 진료를 요청했습니다.


2024년 11월에는 더욱 구체적인 특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오전 11시 40분경 비서관이 병원 행정실장에게 김 의원 아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전송하며 "현재 인근 병원에서 MRI 검사를 대기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보라매에서 진료 받아보셨으면 하신다"고 전했습니다.


행정실장은 당일 오후 1시 30분으로 즉시 진료 예약을 잡아주며 자신이 "직접 안내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김병기 의원실 전 보좌진은 "김병기 의원이 그날 당일 바로 받게 하라고 하셨다"며 "아들이 반차를 쓰고 나왔기 때문에 빨리 진료 보고 가야 된다며 저한테 소리를 지렀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인사이트MBC


2024년 11월은 의정 갈등으로 의사들이 대거 파업하면서 병원 진료 받기가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취재진이 해당 병원에 직접 문의한 결과, 당일 MRI 진료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보라매병원 예약 콜센터 관계자는 "저희 MRI가 다 예약제 검사이기 때문에 진료 보시는 것도 일정이 조금 밀려 있는 편"이라며 "바로 진료가 되거나 이렇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들이 진료를 받던 시기 김 원내대표는 병원 행사에 참석해 "저 또한 보라매병원의 현안에 대해 귀담아듣겠다"며 축사를 했습니다.


2024년 총선에서는 11쪽짜리 선거 공보물의 한쪽 전면에 병원 2배 확충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최용문 소장은 MBC에 "부패방지법상의 부패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높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에 신고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지역구 관내 병원이기에 해당 병원과 친분이 있는 보좌진에게 예약을 부탁했을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아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접수 후 대기실에서 같이 대기하고, 호명되는 순서를 따랐으며, 영상촬영만 보라매병원에서 했고, 치료는 다른 병원에서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라매병원 측은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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