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금)

"운전하면 유지비 많이 나가요"... 10·20대 운전면허 취득, 4년 새 40% 급감

젊은 세대의 운전면허 취득률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젊은 층 인구 감소와 저성장·경기 불황에 따른 취업난이 청년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면서 운전면허 취득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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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경찰청의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운전면허를 새로 취득한 10·20대는 37만672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1년(64만2780명) 대비 42% 감소한 수치입니다. 작년 취득자(45만2463명)와 비교해도 7만5000명 이상 줄어든 것입니다.


청년층의 경제 상황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15~29세 가구의 중위소득은 올해 3873만원으로 작년(4047만원)보다 4% 이상 감소했습니다.


20대 고용률도 지난달 59.6%로 작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데이터처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달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1만8968명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습니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 10월 기준 33만4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발달된 대중교통 시스템도 청년들이 운전면허 취득에 소극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도입한 정기 구독형 교통비 할인 제도는 청년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한 대중교통 무제한 요금제 '기후동행카드'의 누적 충전 건수는 1700만여 건에 달하며, 이 중 57.1%가 청년 할인권 이용자였습니다.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6만2000원짜리 '30일 이용권'을 7000원 할인해주자 청년들이 대거 몰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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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청년들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가 구매한 신차는 28만4052대로 전년(30만1648대) 대비 5.8%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들이 구매한 중고차도 3000대 이상 줄어든 63만4297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선일보에 "청년 세대 사이에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운전면허를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매체에 "청년들이 선호하는 서울의 경우 차량 없이도 밤늦게까지 운행되는 심야 버스나 지하철이 충분하다"며 "주차비, 기름값, 보험료 등 차량 보유만으로도 발생하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청년들이 운전면허 취득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