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밤, 산타클로스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가 공개한 영상에는 9마리 순록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서울 상공을 날아가는 산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N서울타워 주변을 날고 있는 산타클로스의 썰매 / X 'NoradSanta'
지난 24일 NORAD는 이날 오후 11시 27분 공식 'NORAD 산타 추적' 페이스북 페이지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산타가 서울에 도착해서 한국 전체에 명절 분위기를 퍼뜨리는 중"이라며 "산타 썰매가 정시 운행 중인 것이 NORAD 레이더 신호로 확인된다"고 전했습니다.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산타 썰매가 여의도 63빌딩, 남산 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 주요 랜드마크 상공을 비행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썰매 맨 앞에서는 빨간코 루돌프가 9마리 순록 무리를 이끌고 있었고, 산타가 조종하는 썰매 뒷자리에는 선물로 가득 찬 자루가 실려 있었습니다.
Santa Cam: Seoul, South Korea
— NORAD Tracks Santa (@NoradSanta) December 24, 2025
Santa has arrived in Seoul, spreading holiday cheer across South Korea! NORAD radars confirm his sleigh is on schedule.
Follow Santa’s journey at https://t.co/gSvRD6f7zW#NORADTracksSanta #SantaCam #Seoul pic.twitter.com/wXSaxgQUFY
산타의 세계 일주는 24일 오후 6시 북극에서 시작됐습니다. 러시아 극동 마을 우엘렌을 첫 방문지로 하여 캄차카반도, 태평양 섬들, 쿠릴 열도, 오세아니아, 일본 등을 차례로 거쳤습니다.
일본 오키나와 나하에서 출발한 산타 썰매는 단 3분 30초 만에 제주도 제주시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부산과 대전을 경유해 서울에 도착한 산타는 북한 평양까지 방문해 잠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평양 방문을 마친 산타는 중국 선양으로 향했습니다.
산타는 이후 몇 시간에 걸쳐 러시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이스라엘 텔아비브,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NORAD는 "대부분 국가에서 산타는 12월 24일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에 도착하지만,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역사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산타가 어린이들이 잠들었을 때 방문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NORAD는 "산타가 도착했는데 어린이가 계속 깨어 있다면 산타는 다른 집으로 가신다"며 "나중에 다시 오시지만, 어린이는 반드시 잠들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아이들의 전화를 받고 있는 NORAD 산타 추적 콜센터의 모습. / X 'NoradSanta'
이 연례 이벤트는 올해로 70년째를 맞았습니다. 1956년 시작된 NORAD의 산타 추적 서비스는 1955년 발생한 우연한 사건에서 비롯됐습니다.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신문에 실린 백화점 '산타에게 전화 걸기' 이벤트 광고에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되면서, NORAD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로 어린이들의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당시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은 "당신이 산타가 맞나요?"라고 묻는 어린이에게 "호, 호, 호! 맞단다. 내가 산타클로스지. 넌 착한 아이니?"라고 답해 동심을 지켜줬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56년과 1957년에는 CONAD가, 1958년부터는 NORAD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가상으로 추적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NORAD는 레이더와 위성을 이용해 루돌프의 빨간 코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추적해 위치를 파악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우주에 설치된 NORAD 카메라로 산타가 세계를 일주하며 날아가는 동영상을 촬영하고, 전투기 조종사들이 산타와 마주치면 사진을 찍는다고 밝혔습니다.
NORAD에 따르면 산타 썰매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운반체로, 순록에게 먹이는 건초, 귀리, 당근이 연료 역할을 합니다. 연료 재주입 없이도 매우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별빛보다 빠릅니다.
산타 썰매는 6만t의 짐을 싣고 이륙할 수 있으며, 이륙 중량은 젤리 사탕 7만 5,000개에 해당합니다.
조종사인 산타의 체중은 쿠키를 먹기 전 기준으로 260파운드(약 118㎏), 키는 약 5피트 7인치(170㎝)입니다.
NORAD는 24일 오후 6시부터 1,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산타 추적 요원'으로 활동하며 어린이들의 전화 문의에 응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4일 오후 11시 34분 기준으로 전 세계 가족들로부터 1만 4,000건이 넘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에는 약 20시간 동안 38만 건의 전화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