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4일(수)

"가격 차이, 두 배 이상"... 중국산에 밀려난 국산 김치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가 본고장에서 중국산 제품에 밀려나고 있다는 해외 언론 보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중국산 김치의 식당 납품가가 1㎏당 약 1700원인 반면, 국산 김치는 평균 3600원으로 두 배 이상의 가격 격차를 보였습니다.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중국산 김치가 국산보다 60~65%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 차이는 식당 운영자들의 선택을 바꾸고 있습니다.


O2JQ378WHW4EE5077C8C.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비용 절감을 위해 국산 김치 대신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으며, 한 번 중국산으로 전환한 업소들은 다시 국산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역 통계도 이같은 현실을 뒷받침합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1억5900만 달러(약 236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중국산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김치 수출액은 1억3700만 달러(약 2033억 원)에 머물러 김치 무역수지 2207만 달러 적자(약 327억 원)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국내 김치 제조업계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한국 김치 제조업체의 약 4분의 3이 직원 수 4명 이하의 영세 사업장으로, 대규모 공장식 생산 시설을 보유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국산 김치 산업에 추가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배추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원재료 가격 급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배추 한 포기 도매가격이 평소의 세 배까지 치솟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배춧값 폭등은 식당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유도하며, 이러한 선택이 고착화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3U0549W2I1ZT17UV6KVZ.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대응해 정부와 관련 업계는 국내 김치 산업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치협회는 자체 재원으로 수입 김치를 사용하던 식당이 국산 김치로 전환할 경우 1㎏당 1280원을 지원하는 '김치 바우처'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수입 김치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신고 가격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관세 평가 제도 도입을 정부에 청원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김치산업진흥법에 근거해 국산 김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식당의 자발적인 국산 김치 사용 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배추 재배 농가에는 기상 정보와 병충해 방제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장철을 앞두고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했으며, 수출용 김치의 유통기한 연장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원산지 허위 표시 방지를 위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관세청은 김장철을 맞아 수입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업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산 김치 산업의 가격 경쟁력 회복 여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