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4일(수)

에어부산 항공기 비상문 덮개 만진 60대, 경찰 조사... "장난삼아 만져봤다"

항공기 내에서 승객들이 비상구 손잡이를 장난삼아 만지는 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항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60대 A씨는 지난 17일 오전 9시 45분께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에어부산 BX8106편에서 비상구 손잡이 덮개를 손으로 만졌습니다.


해당 여객기는 지상 착륙 후 대기 상태였으며, 객실 승무원이 즉시 상황을 제압했습니다.


항공사는 A씨를 공항경찰대에 인계했고, 부산 강서경찰서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씨는 조사에서 장난삼아 덮개를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rigin_울산공항울산대만화롄간첫국제선취항.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이와 같은 사례는 최근 들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달 4일 인천발 시드니행 대한항공 항공편에서는 한 승객이 항공기 이륙 직후 비상구 손잡이를 조작했습니다.


승무원이 즉각 제지하자 해당 승객은 "기다리며 그냥 만져 본 거다. 장난으로 그랬다"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습니다.


지난달 16일에도 인천발 시안행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운항 중 비상구 도어에 손을 댄 후 화장실인 줄 착각했다고 해명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적항공사에서 이러한 유사 사례가 10건을 넘었습니다.


과거에는 비상문을 착각하거나 단순 호기심으로 만진 경우 승무원의 주의나 공항경찰대의 훈방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 5월 대구 공항 상공에서 아시아나항공 비상구가 열리는 사고 이후 비상문 조작 행위가 급증하자, 항공사와 경찰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교도소 수갑,교도소 탈주,도주범 신상,수갑 찬 채로 도망,절도범 탈옥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15일 대한항공은 최근 2년간 승객이 비상구를 조작하거나 조작을 시도한 사례가 14건에 달한다며, 형사 고발과 함께 탑승 거절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항공보안법 제23조 제2항은 승객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이나 탈출구, 기기를 조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정도로 처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10년 이하 징역이라는 단일 형량만 규정되어 있어,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경미한 사안에 대해 법원이 실형 선고를 부담스러워하면서 오히려 기소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미한 출입문·탈출구·기기 조작 행위에도 최대 1억 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항공보안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