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배상훈 씨가 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 사건에 대해 '러스트 머더(쾌락형 살인)'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단순한 방치가 아닌 의도적인 학대 살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17일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이 사건이 단순한 유기를 넘어서는 심각한 학대이자 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피해자 발견 당시의 참혹한 상황에 대해 배 프로파일러는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는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에서 괴사가 진행되어 살이 녹아내렸고, 온몸이 대소변과 구더기로 뒤덮여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편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100% 거짓말"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배 프로파일러는 "의자에 반은 누워있는 상태로 허벅지 뒤 종아리살이 완전히 붙어있다"며 "부패 냄새가 굉장히 심하고 온몸에 대변이 묻어있는데 누가 어떻게 묻혔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피해자가 의자에서 꼼짝도 못하게 그 상태로 학대당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육안으로 봐도 구더기가 움직이고 부패물이 흘러내리는 상황에서 이를 몰랐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남편이 아내의 죽어가는 몸에 소위 영혼을 가두는 일종의 가학적 학대를 한 게 아닐까"라고 의심을 표했습니다.
남편이 주장한 아내의 공황장애와 우울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배 프로파일러는 "남편이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해 만들어낸 병명일 수 있다"며 "실제로는 다른 이유로 의자에 꼼짝 못 하게 구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주목할 만한 증거로는 물 사용량이 제시되었습니다. 아내가 죽어가던 시기 남편은 한 달에 1인 가구 평균 사용량의 4배에 달하는 40t의 수돗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배 프로파일러는 "남편이 뭔가 행위를 했는데 그 행위 끝에 (아내가) 결국 죽게 된 거고, 그것을 더 이상 감출 수 없기 때문에 119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119 신고 시점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배 프로파일러는 "집 안에서 발견되면 시신이고 살인이 되는데, 숨이 조금 붙어 있는 상태에서 119에 의해 병원으로 가면 우리나라 수사 관행상 살인이 아니다"라며 남편이 119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추측했습니다.
배 프로파일러는 심리 검사와 프로파일링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심리 검사를 하지 않고 이대로 (재판을) 해버리면 단순 유기치사 아니면 가족 내 단순 살인, 방치 살인 정도로 그칠 것 같다"며 "학대 행위가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걸 찾아내지 못하면 유족들이 억울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인 30대 육군 부사관은 지난달 욕창과 오물로 인해 신체가 괴사될 때까지 아내를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군 검찰은 당초 남편을 '중유기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나, 최근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