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12세 소년이 청부살인을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스웨덴 경찰과 현지 언론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스웨덴 남부 말뫼에서 살인 사건을 일으킨 12세 소년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10시 30분경 스웨덴 남부 말뫼에서 일어났습니다. 21세 남성이 지인들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뒷좌석에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12세 소년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16일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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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는 암살 성공 시 25만 스웨덴크로나(약 3990만원)를 받기로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소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건 외에도 여러 건의 살인 의뢰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실제 암살 대상이 아닌 다른 인물을 잘못 표적으로 삼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스웨덴 형사법상 15세 미만 미성년자로 분류돼 구금되지 않고 현재 사회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롤라인 칼퀴스트 검사는 "범죄의 잔혹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촉법소년이지만 예외적으로 기소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년은 7세부터 조부모와 함께 생활해왔으며, 부모의 폭력 및 학대 의혹을 포함한 양육 문제로 복지 당국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만네 게렐 룬드대 범죄학 부교수는 "스웨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 중 최연소"라고 언급했습니다.
스웨덴의 청소년 총기 범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2년 스웨덴에서는 15~20세 청소년 73명이 총기 살인 또는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7배 이상 급증한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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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국가 중 스웨덴 청소년의 범죄 조직 개입 비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도 나와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그 규모는 1700명에 달하며, 올해는 체포된 13~14세 사례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말뫼 경찰청 수사 책임자 라셈 체빌은 언론 인터뷰에서 10대 살인 범죄 증가의 배경으로 SNS를 지목했습니다. 그는 "범죄 조직은 메신저 앱 시그널 같은 SNS를 통해 손쉽게 아이들을 포섭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청소년 범죄 전문가는 "미성년자는 경찰의 수사망에 덜 걸린다는 이유로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된다"며 "사실상 소년병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2~13세 무렵 마약 거래로 유입된 후, 살인 청부로 내몰린다는 것입니다.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는 미성년자를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는 스웨덴 범죄 네트워크를 심층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2010년 결성된 스웨덴 최대 범죄조직 폭스트롯을 비롯한 갱단들은 촉법소년을 방패 삼아 범죄를 일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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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15세 미만은 범죄를 저질러도 수감이 불가능하고, 17세까지는 청소년 보호시설로 보내지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성인 조력자들이 숙소와 총기, 교통편 등을 제공하면 범죄 전력이 없는 미성년자들이 총기나 수류탄 등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방식입니다.
범죄 조직들은 메신저 앱을 통해 미성년자를 초대한 뒤 "처음엔 떨려도 한 발만 쏘면 쉬워진다" "도망가면 찾아갈 거다"라며 멘토링과 가스라이팅을 반복합니다. "뒤에서 1~2미터 거리에 접근해 등 뒤로 세 번 쏴"처럼 구체적인 총기 사용 방법도 알려줍니다. 과거에는 아동 보호시설에 있거나, 학대와 빈곤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부유층 자제도 가리지 않고 포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자지라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빌려 "휴대폰을 지닌 모든 아이가 위험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고 소년 교도소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아이들은 가해자임과 동시에 피해자"라며 처벌 강화가 본질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어, 소년 범죄 대응책을 놓고 많은 사회적 갈등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