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광견병 감염' 신장 이식받은 환자, 1개월 만에 사망... 충격 사례

미국에서 광견병에 감염된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약 한 달 만에 사망하는 극히 드문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 이식을 통한 광견병 전파라는 매우 이례적인 감염 경로가 확인됐습니다.


CDC 발표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성인 남성이 2024년 12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후 광견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환자는 아이다호주에서 뇌사 상태였던 기증자의 왼쪽 신장을 이식받았으나, 수술 후 약 5주가 지나면서 심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환자는 처음에 떨림과 다리 근력 약화, 의식 혼란, 요실금 등의 초기 증상을 보였습니다. 이후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고열과 연하곤란, 물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공수증, 자율신경계 장애 등 전형적인 광견병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환자는 즉시 병원에 입원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지만, 입원 일주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사후 검사에서 환자의 침과 목 피부, 뇌 조직에서 광견병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환자 가족들은 그가 동물과 접촉한 이력이 없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의료진은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해 신장 기증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신장 기증자는 아이다호주 농장 거주자였으며, 사망 몇 주 전 새끼 고양이를 보호하려다 스컹크와 격투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skunk-7348609_1280.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기증자는 물림은 당하지 않았지만 정강이 부위에 긁힌 상처를 입었습니다. 약 5주 후 기증자에게 보행 이상과 연하곤란, 목 경직, 환각 등 광견병 의심 증상이 발생했고, 이틀 뒤 집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집중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기증자에 대한 광견병 검사는 음성 결과를 보였고, 의료진은 기존 심장 질환이 사망 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증자의 왼쪽 신장과 심장, 폐, 각막 2개가 이식용으로 활용됐습니다.


하지만 CDC가 보관 중이던 조직을 재검사한 결과, 기증자의 오른쪽 신장 조직에서 광견병 바이러스 RNA가 발견됐습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발견으로 인해 기증자의 각막을 이식받은 캘리포니아주, 아이다호주, 뉴멕시코주의 환자 3명은 즉시 이식된 각막을 제거하고 면역글로불린 투여와 백신 4회 접종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이들 중 광견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었습니다.


CDC는 "이번 사례는 극히 충격적인 사례이지만, 장기·조직 이식을 통한 광견병 감염 위험은 여전히 낮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