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언니의 마지막 유언"... 구세군 자선냄비 설치 기다려 610만원 돈다발 기부한 시민

연말을 맞아 전국 곳곳에 설치된 자선냄비 앞에서 시민들의 따뜻한 나눔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조용히 다가와 정성을 담은 기부를 이어가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454577_6062759_5129.jpg영등포역 자선냄비에 전해진 현금과 메모. 기부자는 별세한 언니의 유산 일부를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 구세군


서울 중구 명동에 설치된 자선냄비에는 최근 70대 노부부가 200만 원이 담긴 수표를 전달했습니다. 노부부가 건넨 봉투에는 "어둡고 힘든 곳에 하나님의 사랑이 펼쳐지길 소망합니다. 하나님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노부부께서 특별한 말씀 없이 봉투를 전달하시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셨다"며 "편지와 함께 남겨주신 마음이 깊이 와 닿았다"고 전했습니다.


익명 고액 기부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영등포역에서는 한 시민이 자선냄비 설치를 기다리며 61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 시민은 "최근 세상을 떠난 언니의 유언에 따라 유산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습니다.


지난 9일 대전역 자선냄비에는 5만 원권 지폐를 고무줄로 묶은 봉투가 놓여 있었는데, 총 금액은 500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두 기부자 모두 기부 동기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454577_6062760_5221.jpg명동 자선냄비에 놓인 인형과 손편지. 기부자는 어린이를 위한 마음을 글로 전했다, / 구세군


현금 기부와 함께 마음을 담은 물품 기부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명동 자선냄비에는 여러 개의 인형과 손편지가 함께 전달됐습니다.


편지에는 "저는 50살이 넘었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어려운 이웃 어린이에게 이 인형을 전해주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명동성당 앞 자선냄비에는 3만9,000원과 함께 "작은 돈이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라는 메모가 남겨지기도 했습니다.


구세군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변 이웃을 배려하는 시민들의 나눔 정신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중한 마음들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오는 31일까지 전국 300여 곳에서 운영되며, 현금 기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그 방식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