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지만, 실질적인 음료 가격 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컵의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소비자가 유료로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발표할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에 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컵 가격은 100원에서 200원 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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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텀블러 사용 시 컵값 절약과 함께 매장별 텀블러 할인 최대 500원, 탄소중립포인트제 참여로 받는 300원을 합쳐 최대 1,000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인센티브가 실제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현재도 텀블러 사용에 따른 할인 혜택을 포기하고 일회용 컵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00원에서 200원의 추가 비용만으로는 텀블러 사용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활용 같은 행정에 쓰일 돈이라면 찬성한다", "플라스틱은 줄여야 한다", "이미 개인 컵만 쓰고 있어서 반갑다" 등과 같은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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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커피 가격에 이미 컵값이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컵값 징수는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와 커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자영업자들의 걱정도 상당합니다. 제도 도입 시 커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카페 사장님 모임인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 일회용 컵 유상 판매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60여 명 중 77%가 "제도 시행 시 판매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컵값을 별도로 계산해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번거로움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계산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고 매장 운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벌써 컵값 때문에 컴플레인 받을 생각에 머리가 아프다", "어차피 커피 가격에 컶값이 포함돼 있었던 만큼 200원만더 받으면 남는 장사"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환경 보호라는 정책 목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소비자 부담과 자영업자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새로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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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와 현장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