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김정숙 여사가 文 전 대통령과 관람하고 '눈물' 흘린 영화의 정체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80년 사북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0사북' 양산 시민 상영회에 참석해 사북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국가의 사과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16일 1980사북 시민상영위원회는 경남 양산에서 양산시민 초청 상영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상영회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는데요. 


영화 상영이 끝난 후, 문 전 대통령은 직접 무대에 올라 박봉남 감독과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박봉남 감독은 무대인사에서 "많은 사람이 1980년 '서울의 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 영화는 같은 시기 너무 짧게 끝나 버린 '사북의 봄'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선지역사회연구소


그는 "국가 배신으로 비극적 운명에 처한 광부들의 아픔을 알리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황인욱 소장은 "영화는 비상계엄이 허용한 야만과 국가폭력 때문에 약자로 살아가지 않아도 됐을 많은 사람이 사회적 약자로 내몰리고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늦은 메아리일망정 사북 광부들의 외침에 이제라도 양산시민들이 화답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1980사북'은 신군부 계엄 아래에서 벌어진 사북 동원탄좌 광부 항쟁의 진실과 사건 이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조명한 작품인데요. 


1980년 4월 정선군 사북읍에서 발생한 탄광 근로자들의 총파업으로 시작된 사북항쟁은 동원탄좌 사북영업소 노동자와 가족들이 어용노조와 열악한 근로환경에 맞서 일으킨 항거였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선지역사회연구소


이 과정에서 경찰차가 광부를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노동자들이 주요 시설을 점거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 전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광주사태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바로잡혔지만, 사북사태는 여전히 신군부가 지어낸 편견의 언어와 이미지 속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사북노동항쟁이야말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앞선 우리나라의 대중적 노동운동의 효시였지만, 투쟁 과정에서 벌어졌던 여러 과오와 논란으로 오랫동안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선지역사회연구소


그는 "참여정부 시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사북 사건에 대한 재조명을 시작한 게 이후 재심과 무죄 판결로 이어진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영화에 대해서도 "그 자체로 아주 잘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서로 대립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담아내고, 진정한 화해의 길을 열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유사한 여러 사례의 문제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1980사북시민상영위원회는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 특별상영회를 시작으로 12월 한 달간 전국 순회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춘천, 원주, 강릉, 정선 등 강원 주요 지역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상영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