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시가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트레비 분수에 입장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관광 담당 시의원은 17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에서 "로마시와 트레비 분수 관광을 유료화하는 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검토 중인 입장료는 2유로(약 3천500원) 수준으로 로마 거주민이 아닌 관광객에게만 적용될 예정입니다.
오노라토 시의원은 "트레비 분수 계단에 가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라며 유료화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트레비 분수가 미국이나 다른 유럽지역에 있었다면 입장료로 50유로는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 검토 중인 2유로는 '최소'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마시는 내부 논의를 통해 크리스마스 전에 트레비 분수 입장료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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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유료화가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레비 분수의 관광객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53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인근 판테온 신전의 작년 한 해 방문객 수인 약 40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로마시는 트레비 분수 유료화 시 예상 수입을 2천만 유로(약 346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트레비 분수 유료화 논의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로마 당국은 올해 가톨릭 희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관광객과 순례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람객 통제 필요성을 느끼고 유료화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비용 부담 없이 로마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역 시민단체 등의 반대 여론도 상당해 실제 유료화 도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1762년 완성된 트레비 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로마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세 갈래 길(tre via)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트레비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전 세계 관광객들이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