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에서 운영되는 특별한 상담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라색 레모네이드 가판대 옆에 앉아 자원봉사 할머니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할머니 스탠드'가 바로 주인공입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굿뉴스네트워크가 소개한 '할머니 스탠드'의 독특한 아이디어는 뉴욕시 기자 마이크 매튜스가 고안했습니다.
Instagram 'downtownmckinney'
매튜스는 한 여성 동료에게 자신의 할머니와 전화 통화를 해보라고 권했고, 그 동료는 처음에는 "누군가가 한 말 중에 가장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성적인 브루클린 힙스터로 묘사된 그의 동료는 결국 매튜스의 95세 할머니 아일린 윌킨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5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큰 상처를 받았던 그 동료는 윌킨슨과의 대화에서 큰 위로를 받았고, 이후 몇 년 동안 매주 대화를 나눴습니다.
윌킨슨의 공감 능력과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목격한 매튜스는 브루클린 거리에 자신과 같이 고민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할머니 스탠드'를 열기로 결심했습니다.
할머니는 워싱턴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매튜스는 저렴한 노트북에 화상 채팅 기능을 설치하고, 상자에 안내문을 붙여 누구든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튜스는 "그녀가 그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천 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킨슨은 누구든 그 의자에 앉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있어 주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윌킨슨은 10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유산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현재 텍사스주 매키니에서는 자원봉사 할머니들로 구성된 팀이 매튜스가 처음 시작했던 것과 같은 스타일의 보라색 레모네이드 판매대에서 돌아가며 상담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Instagram 'downtownmckinney'
71세 자원봉사 할머니 낸시 맥클렌던은 캐나다 시사 프로그램 'As it Happens' 진행자 닐 콕살에게 "이제 저는 공식적으로 늙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없다면 늙는다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할머니 스탠드'는 매튜스의 독점적인 저작물이 아니며, 미국 전역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방하여 운영하고 있고, 조만간 캐나다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키니에 있는 이 매장은 휴가철에만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이며, 맥클렌던은 지역 노인 센터를 통해 채용되었습니다.
첫 150분 근무 동안 그녀는 육아 조언을 구하는 세 자녀의 아버지, 장기적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질까 두려워하는 젊은 기혼 여성, 그리고 불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Instagram 'downtownmckinney'
맥클렌던은 모든 사람에게 답을 줄 수는 없었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좋았고, 이야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비록 다시는 만날 일 없는 낯선 사람이었을지라도 누군가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클렌던은 "우리는 본능적으로 많은 연결, 특히 진정한 대면 연결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람들이 그런 자리에 앉아 대화하는 것의 참신함을 그토록 신선하게 느끼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