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1962년에 만난 양조위와 장만옥, 2001년 재회... '화양연화 특별판', 31일 개봉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화양연화'가 24년 만에 미공개 에피소드를 담은 특별판으로 관객들을 찾아옵니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화양연화 특별판'은 기존 작품에 9분 6초 분량의 새로운 장면을 추가한 완전판으로, 오직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2000년 개봉 당시 전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양조위와 장만옥의 애절한 로맨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났습니다. 기존 작품이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차우가 비밀을 묻어버리는 장면으로 끝났다면, 특별판은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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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에피소드는 1962년 만났던 차우(양조위)와 첸 부인(장만옥)이 2001년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재회하는 내용입니다.


수퍼마켓 사장과 손님이라는 새로운 관계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려 애쓰며 지워진 기억을 되살리려 합니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재회는 영화에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왕가위 감독은 중국 웨이보를 통해 공개한 대담에서 특별판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밝혔습니다. "이번에 보여드리는 '화양연화 특별판'은 제가 만들고 싶었던 의도에 가장 가깝게 완성된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특별판이 극장 상영으로만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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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감독은 "특별판은 극장 상영으로만 제한하고 다른 경로로는 배급하지 않기로 했다"며 "영화를 극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예전엔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한다는 것은 매우 의례적인 일이어서 극장에서 못 보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는데, 오늘날 관객도 이런 의례감을 경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왕 감독은 작품에 대한 자신의 관점도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나에게 '화양연화'는 결코 불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그토록 보수적인 환경에서 두 남녀가 어떻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지켜냈는지가 가장 흥미로웠다"고 밝혔습니다.


추가된 9분의 에피소드는 본편 촬영 당시에 함께 촬영된 것으로, 30대 양조위와 장만옥의 젊은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들의 연기는 영화 전체에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더하며, 기존 결말에 새로운 층위의 해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왕 감독이 밝힌 바에 따르면, 원래 구상했던 '화양연화'의 엔딩은 첸 부인이 가정으로 돌아간 후 수년 뒤 앙코르와트에서 차우와 재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사회 직전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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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첸 부인이 독립적인 여성이 되어 더 멀리 나아가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만일 첸 부인과 차우가 소셜미디어가 넘치는 지금 시대에 살았다면 다른 결말을 맞았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화양연화'는 2000년 5월 제53회 칸 영화제에서 양조위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같은 해 10월 국내 첫 개봉 당시부터 영화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으며, 2020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을 때도 재개봉작으로는 드물게 12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며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