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교육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자신의 이름을 빗댄 유머를 선보였습니다.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은 "학생들이 대통령 성함에 쓰이는 한자인 '있을 재'(在) '밝을 명'(明)도 잘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래서 (내 이름을) '죄명'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며 농담으로 응답했습니다. '죄명'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온라인에서 사용되는 멸칭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이 대통령은 일상에서 잘못 사용되는 한자어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대인배'라는 표현에 대해 "소인배·시정잡배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배(輩)'는 저잣거리의 건달이나 '쌍놈'을 뜻한다"며 "결국 대인배라는 단어는 '훌륭한 나쁜 놈'이라는 뜻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너무 일상적으로 쓰여 아무도 지적을 안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원장이 '한자 교육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건의했지만, 이 대통령은 "지금 (학생들이) 한글 배우기도 힘든 상황인데 한문까지 강제로 가르치라고 하면 난리가 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강제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천자문만 배워도 대개의 단어가 가진 깊은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고 능력을 키우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한자 교육의 효용성은 인정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한글 파괴' 현상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정말 제일 듣기 싫은 게 '저희나라'라는 말"이라고 밝혔습니다. 

'저희'는 자신이 속한 집단 전체를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이는 표현인 만큼 같은 한국인끼리는 '우리'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