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톱스타 김지미 씨가 미국에서 별세했습니다. 향년 85세.
한 시대의 스크린을 수놓았던 배우의 퇴장이 전해지며 영화계는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 씨는 최근 대상포진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인은 1957년 고등학생 시절 '황혼열차'로 데뷔한 뒤 7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 전성기를 상징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당시 '동양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스타성이 있었고,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로 세대를 관통하며 사랑받았습니다.
김지미 씨는 국내 거장 감독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기력을 더욱 인정받았습니다. 김수용 감독의 '토지'(1974),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흥행·연기 투톱 배우로 기록됐습니다.
배우 활동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본인이 설립한 '지미필름'을 통해 제작 현장에 뛰어들었고,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산업 전반에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2010년 '화려한 여배우'라는 이름으로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그의 긴 필모그래피와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영화인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시대의 상징이자 한국영화의 토대를 함께 만든 배우가 떠난 만큼, 영화계 안팎에서는 그 공로를 기리는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김지미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