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8일(월)

조진웅 소년범 인정→은퇴 후 '조진웅 지우기' 나선 방송사들

지난 6일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이 소속사를 통해 과거 소년범 전력을 일부 인정하며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방송업계가 그의 출연작품들을 잇달아 비공개 처리하거나 편집하는 등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SBS는 이날 조진웅이 내레이션을 담당했던 다큐멘터리 '갱단과의 전쟁'의 해설자를 전격 교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YouTube 'JTBC News'YouTube 'JTBC News'


지난 달 30일 첫 방송된 이 4부작 다큐멘터리는 마약 카르텔 등 초국가 범죄 조직과 이들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추적 액션 르포입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2회와 앞서 방송된 1회에서도 조진웅의 목소리를 제거하고 새롭게 편집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앞서 SBS는 드라마 '시그널'과 영화 '경관의 피' '독전' 등에서 보여준 조진웅의 형사 캐릭터가 프로그램에 신뢰성을 더할 것이라며 그를 내레이터로 선택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0003945491_001_20251208111113190.jpgKBS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이미 방송이 완료된 콘텐츠들도 관리 대상이 됐습니다. KBS는 유튜브 채널에 게시되어 있던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편을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이 작품은 2021년 8월 공개된 다큐멘터리로 홍범도 장군의 생애와 유해 봉환 과정을 담은 내용입니다.


tvN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방송사 창사 20주년 특집 기념작으로 기획된 '두 번째 시그널(시그널2)'이 조진웅의 은퇴 선언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이 드라마는 2016년 큰 인기를 끌었던 '시그널'의 출연진을 그대로 유지해 10년 만에 제작된 후속작입니다.


tvN '시그널'tvN '시그널'


지난 8월 촬영을 마치고 내년 초 방송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것입니다. 


2016년 '한국형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즌 1의 김은희 작가와 김혜수·이제훈·조진웅 등 원년 멤버들이 재결합했으며, 투입된 제작비는 수백억 원대로 알려졌습니다.


조진웅은 극중 정의로운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았습니다. 방송계 관계자는 "조진웅의 분량이 상당해 편집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tvN 측은 "분량 편집이나 위약금 등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origin_조진웅홍범도장군다큐영화나레이션맡아.jpg배우 조진웅 씨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홍범도 장군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가제)' 제작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5 / 뉴스1


조진웅은 지난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공식 데뷔한 후 독립운동가나 형사 등 강직하고 정의로운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왔습니다.


2017년 개봉작 '대장 김창수'에서는 청년 시절의 김구 선생을 연기했고, 영화 '암살'에서는 신흥무관학교 마지막 졸업생 출신 독립군 '추상옥'(속사포)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 출연을 계기로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습니다. 또 조진웅은 올해 제80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대표 낭독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람엔터테인먼트사람엔터테인먼트


한편, 지난 5일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등 혐의로 특가법상 강도 강간(1994년 기준)으로 형사 재판을 받았으며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조진웅)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라면서도 "단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6일 조진웅은 소속사를 통해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면서 "저는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라며 배우 은퇴 의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