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첫눈' 온 뒤 전국이 미끄럼주의보... "넘어지면 '이 부위' 가장 먼저 손상돼" 전문의의 경고

지난 4일 저녁 첫눈이 내린 후 도로와 인도에 얇은 얼음막이 형성되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블랙아이스형 결빙'이 곳곳에 생겨 보행자들에게 갑작스러운 낙상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습니다.


노년층이나 골다공증 환자들은 낙상이 골절과 장기 치료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넘어지면서 엉덩이뼈인 고관절을 다칠 경우 오랜 기간 고생할 수 있어 빙판길 보행 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겨울철 골절상의 주요 원인은 미끄러운 빙판길입니다.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 의복으로 인해 다른 계절보다 민첩성이 저하되고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빙판길 / 뉴스1빙판길 / 뉴스1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 부상은 물론, 심각한 경우 고관절이나 척추 손상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으로,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입니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거동이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수개월간 침상 생활이 불가피하며, 폐렴, 욕창, 혈전 등 2차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고관절 골절 수술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나타났습니다.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25%, 2년 내 사망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의료진은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며,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이 낮아진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며 꼬리뼈 주변 근육에 충격이 가해지면 주변 조직이 긴장되고, 앉거나 자세를 유지하는 데 불편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대둔근·이상근·다열근 등 꼬리뼈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근막 긴장을 완화하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초기 통증이 크지 않더라도 긴장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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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뻔해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굽혀 다리 아래에 베개를 두고 눕는 자세가 도움됩니다. 초기 통증은 냉찜질과 소염제 복용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고령층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단순 통증으로 여기고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빙판길에서 낙상이 있었다면 통증의 정도와 관계없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통해 추가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보행 습관부터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걷는 속도를 줄이고 보폭을 좁히면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됩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행동은 넘어졌을 때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게 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고무창 신발을 선택하고, 지나치게 긴 바지나 헐렁한 옷처럼 발에 걸려 보행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를 미리 조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옷차림이 부피감 있어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출 전 복장의 안정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한파·폭설·빙판 등 기상 악화로 낙상 위험이 높은 날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이동 경로를 미리 살피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서두르지 않아야 합니다. 난간이나 지지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행의 안정성을 높여야 합니다.


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 낙상은 단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고 고관절 골절과 같은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행 습관과 외출 환경을 평소보다 더 엄격히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