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10대 학생 2명과 20대 피의자 남성 총 3명이 사망한 가운데, 현장에 함께 있던 여학생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4일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4시24분부터 5시8분 사이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모텔 3층 객실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A양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피의자 홍모씨는 객실에 함께 있던 중학생 4명 중 김모양과 정모군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김모군에게 중상을 입혔습니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한 모텔 / 뉴스1
끔찍한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A양은 경찰에 "홍씨가 호감 있는 김양에게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홍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객실 문을 두드리자 8m 높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홍씨는 사건 발생 약 2주 전 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김양과 A양을 알게 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만남이 조건 만남은 아니며, 홍씨 자택에서 함께 놀았던 사이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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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당일 홍씨는 오후 2시45분쯤 모텔 객실을 예약했는데요. 주목할 점은 객실 예약 약 2분 전인 오후 2시43분쯤 홍씨가 모텔 인근 마트에서 술과 함께 흉기를 미리 구입했다는 사실입니다.
이후 홍씨는 김양에게 "만나자"고 연락했고, 김양은 A양, 정군, 김군과 함께 오후 4시24분쯤 모텔을 찾았습니다.
홍씨는 김양과 할 말이 있다며 A양을 객실 밖으로 내보내고 문을 잠갔습니다. 객실 안에서 '쿵' 소리가 나자 겁이 난 A양이 연락하면서 인근에 있던 정군 등 2명도 모텔로 향했습니다.
홍씨가 객실 문을 열어준 후 5명이 함께 대화하던 중 시비가 붙으면서 흉기 난동이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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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7분쯤 김양의 112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김양은 별다른 신고 내용을 말하지 않았지만, 수화기 너머로 고성과 함께 "하지 마"라는 소리 등 긴박한 상황이 들려 경찰이 긴급 출동했습니다.
오후 5시11분쯤 경찰이 객실 문을 두드리자 홍씨는 이미 범행을 마친 후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경찰은 홍씨가 김양의 연인 여부를 미리 알고 흉기를 구입했는지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이를 위해 사건 관련자 휴대전화 5대에 대한 포렌식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협박, 극단 선택 등 다른 가능성도 있어 현재까지 계획 범행을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