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제작진들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토피아 2'의 성공 비결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700여 명의 다양한 국적 직원들이 함께한 팀워크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주토피아 2 홈타운 히어로 인터뷰'에서 이현민·최영재 애니메이터와 이숙희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가 참석해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소속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주토피아 2' 한국인 제작진입니다.
영화 '주토피아 2'
9년 만에 돌아온 '주토피아 2'는 동물 도시 '주토피아'의 최고 경찰 콤비인 토끼 '주디'(지니퍼 굿윈)와 여우 '닉'(제이슨 베이트먼)이 뱀 '게리'(키 호이 콴) 가문의 비밀을 파헤치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국내 개봉 후 이달 1일까지 225만9000여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도 상영 닷새 만에 5억5640만 달러(한화 약 8179억6364만원)를 기록하며 역대 애니메이션 글로벌 오프닝 스코어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현민 애니메이터 / 월트디즈니컴퍼니
할리우드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해온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흥행 성공 요인에 대해 "서로 다른 두 캐릭터가 모험의 파트너로 겪는 갈등과 화해 과정에서 남녀노소 세대 불문하고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낸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직원들 700여 명이 함께 보고 보완할 점을 꼼꼼하게 찾는 개봉 전 사내 시사회가 공감대를 넓히는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캐릭터 연출의 어려움에 대해 "1편이 끝나고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극 중에선 (1편과 2편의) 시간적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라며 "이 때문에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영화 '주토피아2'
그는 "관객들이 캐릭터를 친근하면서도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극중 '주디'와 '닉'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는 최영재 애니메이터가 "나와 회사(월트디즈니)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라며 "3편에선 이들이 색다른 케미스트리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K-컬처 열풍과 함께 한국인 스태프의 현지 위상 변화에 대해서는 이 슈퍼바이저가 "(꼭 '케데헌' 때문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영화계 각 분야에서 한국인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곳(월트디즈니)만 해도 모든 부서에 최소 1명 이상씩 한국인이 있어 뿌듯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인 제작진들은 "우리 자녀가 사랑받는 기분입니다. 재능있는 아티스트들의 끈끈한 팀워크가 거둔 성과"라며 작품의 성공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