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만취 승객 차에 '1.5km' 끌려가 숨진 60대 대리기사... 마지막까지 애원했다

대전에서 홀로 두 자녀를 키우던 60대 대리기사가 30대 만취 승객이 모는 차량에 매달려 1.5km 끌려가 숨진 가운데, 해당 사건의 충격적인 세부사항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지난 2일 MBC는 지난달 14일 만취한 30대 남성 승객에 의해 숨진 60대 대리운전 기사 A씨의 마지막 통화 녹취와 사고 차량에 담겨있던 블랙박스 영상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A씨의 휴대전화 녹취에는 "빨리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책임감 있는 목소리가 담겨 있엇습니다. 


인사이트MBC


함께 공개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더욱 가슴 아픈 장면이 기록돼 있었는데요. 대전유성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승객 B씨는 A씨를 향해 일방적으로 욕설을 퍼부었고, A씨는 "잘할게요. 잘할게요"라면서 승객을 달랬습니다. 


A씨 측 유족은 "저희 아버지의 삶 자체가 너무 고됐다. 아버지 친구분들께도 '곧고 법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하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한편, 피의자인 30대 승객 B씨는 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1시 15분께 대전 유성구 관평동 인근 도로에서 자신을 태우고 운전하던 대리기사 A씨를 운전석 밖으로 밀어낸 후, 문이 열린 상태로 약 1.5㎞를 운전하며 도로 보호난간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B씨는 유성구 문지동에서 회사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A씨를 불러 충북 청주로 이동하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당시 B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으며,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