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피부 속으로 침투해 폐·간까지 퍼진다"...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로 '나노플라스틱 확산' 규명

국내 연구진이 나노플라스틱이 피부 장벽을 뚫고 체내로 침투해 림프절과 폐, 간 등 주요 장기로 확산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했습니다.


지난 1일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팀은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기술을 이용해 나노플라스틱의 피부 투과와 전신 확산 과정을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방사성 아이오딘(I-205)을 결합한 20㎚ 크기의 나노플라스틱을 실험용 쥐 피부에 도포한 후 '단일광자 방출 전산화단층촬영 영상' 기법으로 체내 이동 경로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이 10일 이내에 겨드랑이 림프절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장기간 노출 실험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확산 경로가 드러났습니다. 피부를 통해 침투한 나노플라스틱은 1주 차에 림프절, 3주 차에 폐, 4주 차에 간으로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특히 4주 차 말에는 혈류에서도 검출되어 피부 국소 노출만으로도 나노플라스틱이 혈액 순환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연구팀은 방사성 아이오딘만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는 림프절에서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혀, 나노플라스틱 자체가 체내로 침투하고 이동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3개월간의 장기 반복 노출 실험에서는 유전자 발현 변화도 확인됐습니다. 나노플라스틱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결과 294개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하고 144개는 감소하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염증과 노화 관련 유전자 발현이 2배 이상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조직 분석에서는 피부층 두께가 감소하는 현상이 확인되어 피부 노화와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에도 피부 장벽 기능 지표는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는 것입니다.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에도 피부 장벽 기능 지표는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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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는 피부 장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해도 나노입자가 체내에 침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그동안 외부 유해 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고 여겨졌던 피부 장벽도 나노플라스틱은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피부를 통해 체내로 침투한 나노플라스틱의 전신 이동 경로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진수 박사는 "나노플라스틱의 체내 이동과 생체 영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플라스틱이 인간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해 더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1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