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가정용 홈캠 '12만대' 털렸다... 일부 영상 '음란물 사이트'에 버젓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가정용 IP 카메라 12만여 대를 해킹해 성 착취물을 제작·판매한 범죄자들을 검거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국 가정용 IP 카메라 12만여대가 해킹돼 일부 영상이 성 착취물로 제작·판매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의자 4명이 붙잡혔으며, 이 중 성착취물 제작·판매에 관여한 3명이 구속됐습니다.


범죄의 핵심은 홈캠으로 불리는 IP 카메라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한 대규모 해킹이었습니다. IP 카메라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장비로, 주로 가정에서 반려동물 관찰이나 자녀·노인 안전 확인, 범죄 예방 목적으로 설치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총 6만 3천 대의 IP 카메라를 해킹해 545개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피의자 A씨(무직)는 해당 영상을 해외 사이트에 판매해 3천 5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씨(회사원) 또한 총 7만 대의 카메라를 해킹해 648개의 성 착취물을 제작·판매하며 1천 8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벌어들였습니다.


두 피의자가 제작한 영상은 특정 해외 사이트에 게시된 전체 영상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였습니다. 경찰은 현재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씨(자영업자)는 1만 5천 대, D씨(회사원)는 136대의 IP 카메라를 각각 해킹했습니다. 특히 C씨는 해킹한 영상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까지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만 이 두 명은 영상을 유포하거나 판매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불법 사이트에서 성 착취물을 구매하고 시청한 3명도 추가로 검거했다고 밝히며 "성착취물 구매자와 시청자들에 대한 수사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킹이 가능했던 이유는 IP 카메라의 허술한 보안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대량으로 해킹당한 카메라들은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동일하게 설정되거나, 숫자나 문자 조합이 단순한 형태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IP 카메라는 폐쇄회로 CCTV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인터넷망에 연결되는 특성상 보안에 더 취약한 구조입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 장소 58곳에 대해 수사관이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우편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비밀번호 변경 등의 보안 조치를 안내했습니다. 또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했으며, 외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사이트 폐쇄를 추진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IP 카메라 사용자는 계정 비밀번호를 8자리 이상으로 특수문자를 포함해 설정하고, 제품이 이중 인증을 지원한다면 반드시 활성화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6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