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에게 보낸 자필 편지가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전 씨를 '하나님이 대한민국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고 표현했으며,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께 반성문부터 쓰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난 28일 전한길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편지에서 윤 전 대통령은 "전 선생님은 하나님이 대한민국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전 선생님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달라고 하나님께 아침, 저녁으로 늘 기도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전한길 씨 / 뉴스1
윤 전 대통령은 또한 "옥중이지만 제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좁은 공간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며 기도하기를 쉬지 않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습니다.
편지에는 해외 인사들에 대한 언급도 포함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려 온 고든 창 변호사,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 등에 대해서도 "감사와 안부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에게도 "아침, 저녁마다 주께 기도드리고 있다는 점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9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 편지는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사과와 반성은커녕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극우 선동"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백 대변인은 "내란수괴인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극우 선동이 아니라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반성문부터 써야 하지 않겠냐"며 "현재 수사와 재판을 통해 윤석열·김건희 정권의 국정농단과 내란의 진상이 밝혀지고 있는데, 국민을 향해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이 아직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또 다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압박했습니다. 백 대변인은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7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68%로 뒤를 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이번 여론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판에 성실히 임하며, 국민 앞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강득구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강 의원은 "(옥중 편지를) 읽다가 눈을 의심했다"며 "국가 지도자였다는 사람이 극우 유튜버에게 기도문을 바치듯 편지를 보내고 해외 극우 인사를 줄줄이 호명하는 장면은 사이비 집단 내부 서신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강 의원은 "윤석열이 극우 관념에 얼마나 깊이 빠져 있는지 드러낸 장면"이라며 "현직 대통령에게 '현상금 1억원 걸자', '나무에 매달자' 등 막말을 퍼부은 사람을 국가의 귀한 선물로 칭송하는 것은 정치가 아닌 사이비 체험"이라고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