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생명 구하러 갔다가 맞고 욕먹는 119 구급대원들... 최근 3년, 폭력·폭언만 200건 넘었다

생명을 구하러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이 오히려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심각한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서울에서만 최근 3년간 200건이 넘는 구급대원 대상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이은림 의원이 서울소방재난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119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폭행 사건이 총 216건 발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91건, 올해 1~9월에도 34건이 집계됐습니다.


피해를 당한 구급대원은 총 282명에 달합니다. 2022년 117명, 2023년 115명, 올해 1~9월 50명이 폭언이나 폭행 피해를 입었습니다. 응급상황에서 시민의 생명을 구하려는 구급대원들이 도리어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치구별 발생 현황을 보면 강남구에서 20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중랑구 18건, 강서구 16건, 송파구 13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폭언·폭행의 원인입니다.


전체 216건 중 190건이 주취 상태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체의 88%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비율입니다.


정신이상으로 인한 사건이 13건, 자살 시도나 장애 등에 따른 사례가 3건, 기타 폭언·폭행이 1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발생 장소별로는 도로 위에서 118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건물 내부에서 62건이 일어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구급차 안에서도 36건의 피해 사례가 있어 구급대원들이 어느 곳에서도 안전하지 못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폭행 사건에 대한 법적 처벌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 119 구급대원을 폭행해 1년 이하 징역 처분을 받은 사례가 3년간 22건 나왔습니다. 하지만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은림 의원은 "가해자 처벌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폭행 피해를 본 소방대원이 충분한 휴식이나 심리치료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급대원들의 안전 확보와 함께 피해를 당한 대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선 구급대원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