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울트라 럭셔리 스포츠카 제조사 애스턴마틴이 하이퍼카 '발키리'로 세계 내구 선수권 대회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주말 바레인에서 개최된 '바레인 8시간 레이스' 시즌 피날레에서 애스턴마틴 THOR 팀의 #009 발키리가 7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연속 포인트 피니시를 달성했습니다.
마르코 쇠렌센, 알렉스 리베라스, 로만 드 안젤리스가 조를 이룬 이 성과는 일본 경기에서 기록한 5위에 이어 6.5리터 V12 엔진을 탑재한 영국산 하이퍼카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토요일 예선에서는 발키리의 진가가 드러났습니다. 해리 틴크넬, 톰 갬블, 로스 건으로 구성된 영국 국적 트리오가 탑승한 #007 발키리와 #009 발키리가 모두 하이퍼폴 세션에 진출했습니다.
사진 제공 = 애스턴마틴
두 대의 발키리가 6위와 9위 그리드 포지션에서 출발해 WEC 예선 톱10에 동시 진입한 첫 사례로 기록되며 발키리의 퍼포먼스를 과시했습니다.
경기 중반에는 역사적인 순간이 연출됐습니다. 사고로 인한 세이프티카 출동 후 서킷이 재정비된 직후, 리베라스가 5위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가며 발키리 역사상 처음으로 WEC 레이스 리드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지난 10월 미국 미쉐린 레이스웨이 로드 애틀랜타에서 열린 IMSA 모튤 프티 르망에서 거둔 첫 포디움 피니시와 함께 데뷔 시즌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됐습니다.
발키리는 애스턴마틴이 제작한 첫 번째 르망 하이퍼카로, 워크스 팀인 애스턴마틴 THOR가 운용하고 있습니다.
WEC 하이퍼카 클래스에서 유일하게 도로 주행이 가능한 양산형 하이퍼카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지난 2월 카타르 1812km 레이스를 통해 글로벌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르망 24시를 포함해 총 22,000마일이 넘는 장거리 주행 8라운드를 완주하며 시즌을 거듭할수록 경쟁력을 높여온 트레일블레이징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애스턴마틴 내구 모터스포츠 총괄 아담 카터는 "올해 하이퍼카 클래스에서 세운 목표는 WEC와 IMSA 양대 모든 무대에서 최상위 수준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라며 "두 대회는 세계 정상급 제조사, 팀, 드라이버들이 수십 년간 경쟁해온 최고의 무대입니다. 그런 무대에 발키리라는 독보적인 차량을 선보이고, 시즌 초부터 바레인 피날레까지 꾸준히 성과를 끌어올린 것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두의 역량과 열정을 증명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양산형 발키리를 기반으로 개발된 컴페티션 버전은 레이스에 최적화된 카본 파이버 섀시와 최대 11,000rpm으로 개량된 6.5리터 V12 엔진을 탑재했습니다.
기존의 1,0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발휘하지만 하이퍼카 규정에 따라 680마력으로 제한됩니다.
007 발키리 드라이버 톰 겜블은 "챔피언십 결과에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예상에 없던 세이프티카가 한 랩 일찍 나왔습니다"라며 "발키리의 데뷔 시즌은 전반적으로 긍정적 양상으로 흘러갔고, 시즌 초 카타르부터 지금, 더블 포인트를 놓쳐 아쉬워할 정도까지 성장했다는 점은 확실히 발전의 폭이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로스 건은 "레이스라는 게 늘 뜻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마지막에 세이프티카 타이밍이 우리에게는 불운으로 작용했습니다"라면서도 "다시 WEC 무대로 돌아와 예선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운 것은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009 발키리 드라이버 알렉스 리베라스는 "오늘 경기를 통해 얻은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차량 역사상 처음으로 WEC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렸고, 운이 따르지는 않았지만 여러 구간에서 우리가 가장 빠른 차였다는 점은 인상깊었습니다"라며 "차가 내년 시즌 초부터 우승 경쟁을 펼칠 준비가 될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그것이 '가능한가'의 문제라기보다 '언제 가능한가'의 문제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애스턴마틴 THOR 대표 이안 제임스는 "정말 아슬아슬한 경기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처음으로 WEC에서 선두 랩을 기록했는데, 이는 팀에 중요한 이정표입니다"라며 "시즌 초 카타르에서는 페이스가 2초 정도 뒤처졌고 많은 이들이 우리를 평가절하했지만, 지금은 폴 포지션과 포디움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2026 시즌에 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