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비상계엄 당일, 서울구치소에 전해진 연락... "시위자들 한꺼번에 수용할 여력 되나"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당일 신용해 당시 법무부 교정본부장의 서울구치소 수용 여력 확인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2일 한국일보는 특검팀이 서울구치소 관계자로부터 "신 전 본부장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25분쯤 전화를 걸어 '시위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수용을 어떻게 할지 걱정된다'는 취지로 구치소 내 수용 여력을 확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신 전 본부장이 서울구치소에 연락한 시점입니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포고령이 발표된 오후 11시 23분 직후 불과 2분 만에 전화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포고령과 사실상 같은 내용을 담은 지시가 곧바로 내려간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인사이트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 / 뉴스1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계엄 당일 오후 8시 30분쯤 대통령실에 호출되어 국무회의를 마친 뒤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이동했으며, 오후 11시 4분쯤 신 전 본부장과 통화했습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외부에 공개되기 전 포고령 내용 일부를 신 전 본부장에게 미리 알려주며 수용공간 확보를 지시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구치소 수용공간 확보는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 인력 대기 등과 함께 박 전 장관이 계엄 당일 신 전 본부장을 포함한 법무부 간부들에게 내린 주요 지시 중 하나였습니다.


서울구치소 / 뉴스1서울구치소 / 뉴스1


특검팀은 또한 신 전 본부장이 포고령이 발표되기 전까지 기다렸다가 발표 직후 구치소 측에 연락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포고령에 따른 통상업무 이행'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외형을 갖춘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연 법무부 실·국장회의 도중 포고령 내용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내린 세 가지 지시가 모두 포고령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한 통상업무'였다고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포고령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꺼내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위법한 계엄선포임을 알고도 국회 해제를 막기 위해 정치인 출국금지·체포·구금 등의 후속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사이트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 뉴스1


앞서 지난달 23일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을 재소환하고 휴대전화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계엄 직후 박 전 장관이 소집한 법무부 실·국장 회의 참석자들을 불러 구치소 수용 여력 확보 지시 의혹과 관련해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이는 회의 참석자들이 계엄포고령의 위법성을 지적했음에도 박 전 장관이 정치인 등 포고령 위반자 구금을 위해 교정시설 수용공간 확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사로 보입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