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31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전경찰청은 지난 8월 28일 유성구 용산동 소재 어린이집에서 A(3)군이 학대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쌍둥이 형제 아버지가 8월 18일 첫째 B(3)군의 머리카락이 삐뚤삐뚤하게 잘린 채 귀가한 것을 발견했고 어린이집에 CCTV 열람을 요청했으나, 일부 영상이 삭제돼 확인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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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아있던 CCTV 영상을 통해 7월 7일 둘째 A군이 학대당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는 대전CBS와의 인터뷰에서 "가해 교사가 둘째 아이의 다리를 잡아 질질 끌다가, 자기 다리로 애를 움직이지 못하게 눌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아이를 화장실로 데려갔는데, 20여 분 뒤 화장실에서 나온 아이의 머리와 옷은 모두 젖어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실에서 뭘 했는지도 모르겠다"며 "또 젖은 옷을 갈아입히는 과정에서 애가 넘어진 뒤, 움직이지 않자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머리를 세대 때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학부모는 CCTV를 확인한 당일 즉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학부모는 첫째 B군이 "선생님이 동생(A군)을 변기에 넣었다"며 "다른 친구도 변기에 많이 넣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lmageBank
학부모는 같은 교사가 첫째의 머리카락을 자른 것에 대해서도 별건으로 고발했지만, 최근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현재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둘째 A군에 대한 학대 정황을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 어린이집과 관련한 다수의 학부모 진정 등을 접수받았고 총 9건을 병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다른 학부모들도 자녀의 안전을 우려해 CCTV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어린이집 원장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도 학대를 당했을까봐 걱정돼 어린이집에 CCTV 영상 열람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구의원과 함께 구청에 민원을 계속 제기했지만 구청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입장으로 뒷짐을 지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측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밝힐 입장이 없다"는 답변만 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