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1위 두나무, APEC서 포럼 개최... "디지털자산 주제 행사는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가상자산이 주식만큼 '투자'로 인식되지 않는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특히 취임 3개월 차에 접어든 오경석 대표가 이전의 이석우 전 대표와는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30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의 공식 부대행사로 '퓨처테크포럼: 디지털자산(Future Tech Forum: Digital Asset)'을 주최했습니다. 


APEC CEO 서밋에서 디지털자산을 주제로 별도 포럼이 열린 것은 국내 최초로, 두나무가 한국을 대표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업비트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으며, 금융·기술·정책 분야의 글로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디지털자산의 미래와 산업 간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올해 '퓨처테크포럼'은 조선, 방산, 인공지능(AI), 미래에너지 등 핵심 산업을 주제로 구성됐으며, 디지털자산이 포함되면서 기술 기반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입증했습니다. 전통 제조업 중심이던 APEC 무대에서 디지털자산이 전략 산업과 동등한 수준에서 다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퓨처테크포럼: 디지털자산'의 주제는 'Connecting the Future of Finance(금융의 미래를 잇다)'였습니다. 포럼에서는 AI, 스테이블코인, 금융 포용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이 만들어낼 새로운 금융 질서와 글로벌 협력 가능성을 폭넓게 다뤘습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환영사에서 "연결이 곧 진보의 토대"라며 "디지털자산은 기술과 금융, 시장과 사람, 그리고 지역과 경제를 잇는 다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포럼은 디지털자산을 넘어 미래 금융의 질서를 함께 설계하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조연설은 마이클 케이시 MIT 미디어랩 디지털화폐이니셔티브 수석 고문이 맡았습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AI 그리고 프로그래머블 화폐: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다가오는 대전환'을 주제로 발표하며, "AI와 디지털자산의 결합은 금융 인프라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연결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패널 토론은 세 개 세션으로 구성됐습니다. 


첫 번째 세션 '스테이블코인과 국경 간 혁신'에서는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가 좌장을 맡고, 루 인 솔라나 재단 APAC 총괄, 폴 블루스타인 '킹달러' 저자, 마이클 케이시가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패널들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를 중심으로 국경 간 금융 인프라 혁신과 규제 협력의 균형점을 모색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이동 수단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신뢰를 재설계하는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두 번째 세션 '금융 포용: 언뱅크드를 연결하다'에서는 이사벨 채터튼 아시아개발은행 민간부문 총괄과 엘리자베스 로시에로 AZA 파이낸스 CEO가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기술 혁신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글로벌 경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업비트


마지막 세션 '제도화와 융합: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미래'에서는 오경석 두나무 대표, 대니 찬 마스터카드 APAC CISO, 마이클 호 아메리칸비트코인 이사회 의장이 참여했습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현상을 짚고, 신뢰와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윤선주 두나무 CBIO는 "이번 포럼은 디지털자산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한국을 대표해 업비트가 이 같은 국제 무대를 주최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업비트는 국가대표 거래소로서 산업 발전과 국제 논의를 주도해 한국 디지털자산의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오경석 대표의 경영 행보는 '확장'보다 '정의(正義) 있는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가상자산 산업이 더 이상 주변부에 머물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가상자산을 '금융의 중심'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도 읽힙니다. 업계에서는 오 대표가 '규제와 혁신의 조화'를 키워드로 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업비트


불투명한 거래 관행이나 무분별한 마케팅보다, 제도권 금융과의 협력·투명한 공시·이용자 보호를 중시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끌었던 이석우 전 대표와는 결이 다른 접근으로, '시장 신뢰를 기반으로 한 확장'이라는 방향을 뚜렷이 보여줍니다.


취임 3개월째를 맞은 오 대표는 포럼 외에도 활발한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블록체인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루니버스 넥스트'를 재정비하고,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운영 전략에도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글로벌 거래소 및 금융기관과의 협력 채널을 강화하며,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APEC 서밋 공식 포럼을 주최하는 등 '디지털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두나무 내부 관계자는 "특별한 내부 메시지는 없었지만, 오 대표는 이전의 대표와는 다른 경영십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의 움직임은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