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코로나19·독감 동시접종 2주 만에 공급 부족 위기… "걸리면 정부 책임" 불만 터져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독감 백신 동시 접종이 시작된 지 2주도 안 돼 백신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예상한 접종률을 넘어서면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백신을 맞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025~2026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됐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은 연령대별로 순차 접종이 진행되며, 같은 일정으로 독감 백신도 함께 맞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독감백신 사망자 또 발생했다서울에서 독감백신 사망자 또 발생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접종 개시일에 "매년 코로나19 유행 변이가 달라지므로 6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은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신규 백신으로 접종해야 한다"며 "어르신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편리하게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시길 당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조기 소진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송파구의 한 의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동시 접종을 하러 오신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백신은 맞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추가 공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올해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530만 도즈로, 지난해 접종률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포인트 높게 출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접종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올해는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맞는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예년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백신 부족 현상은 11월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코로나19나 독감에 걸리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윈데믹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질병관리청 주간 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여전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호흡기 감염병 입원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호흡기 질환이 본격 유행하기 전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접종을 통해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의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요에 맞춰 백신이 적시에 공급돼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코로나19 백신 부족 현상은 접종 시작 전부터 의료계에서 우려돼 왔던 사안"이라며 "각 지역사회에서 환절기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공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