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올해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률이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인데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8일 KB부동산의 월간 시계열 자료 분석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월세 상승률이 7.15%를 기록하며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서울의 월세 상승률은 2020년을 기점으로 6년 연속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는 6·27 대출 규제의 여파가 월세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전세 보증금 조달이 어려워진 무주택자들이 대거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월세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는 연간 0.1% 수준의 미미한 상승에 그쳤습니다.
전환점은 2020년이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그해 월세가 1.65%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엔느 각각 4.86%, 4.95% 보인 뒤 지난해에는 5.25%로 집계되며 서울 아파트 월세는 매년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제는 월세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6·27 대책으로 청년·신혼부부 전세 자금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울 전체와 경기 12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갭 투자가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민 주거지역의 전세 매물 급감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비 동대문구의 전세 매물이 20.3%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성북구(10.3%), 은평구(9.4%), 중구(9.1%), 강서구(8.8%), 도봉구(8.5%), 중랑구(6.9%)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매물 감소세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반면 강남구는 같은 기간 매물이 1.3% 증가했고, 송파구는 13% 급증했습니다. 서울 전체 전세 매물 2만4478건 중 강남 3구가 1만3538건으로 55.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일시적으로 몰린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다음 달 입주하는 강남구 청담르엘의 전세 매물은 2337건,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는 2172건에 달합니다.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1989건이 전세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충격이 서민층에게 먼저 전가되고 있습니다.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은 8억7449만원으로 강북권(4억9997만원)의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양지영 전문위원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전세 가격이 낮고 수요는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전세 매물이 빨리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 가격 상승이나 전세의 월세화 속도도 더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