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APEC 위해 각국 정상·글로벌 기업 CEO들 한국 왔는데... 북한, '돌발 행동' 저질렀다

북한이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맞물린 시점이라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립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28일 서해 해상에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이 수직 발사되어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여 초 동안 비행해 표적을 소멸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뉴스129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 뉴스1


북한은 이번 미사일이 약 2시간 10분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비행거리나 고도, 탄두 중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참관하지 않았으며, 현장에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해군 장비부사령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박정천 부위원장은 현장에서 "전쟁 억제 수단의 적용 공간을 부단히 확대해 나가라는 당중앙의 전략적 방침에 따라 우리 핵무력을 실용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각이한 전략적 공격수단의 신뢰성과 능력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이를 적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의 연장이자 책임 있는 행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국가수반은 이미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억제력이 가장 완성된 전쟁 억제력이라고 정의했다"며 "핵전투 태세를 끊임없이 벼리고 전투력을 갱신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본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시험발사 소식이 북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라디오 방송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에는 실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군사력을 과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긴장 고조를 자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28일~29일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 탑재된 무장체계들의 성능 및 전투적용성 시험이 진행됐다고 30일 보도했다. 북한은 구축함에서 초음속...뉴스1(노동신문)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건 대외용이라는 이야기"라고 해석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도착 직전까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히며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화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한 협상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 전 장관은 "현재 북한은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고 있고, 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나"라며 "조금 더 시간을 끌면서 물밑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재 해제 뿐 아니라 북미수교와 관련된 연락사무소 설치 등의 이야기가 있다면 (협상 무대로) 북한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김정은 국무위원장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