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종식을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영국의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동물대체시험법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시상식인 '제11회 러쉬 프라이즈(Lush Prize)'의 후보자 추천 및 접수를 지난 9월 1일부터 오는 11월 28일까지 진행합니다.
이번 시상식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동물실험 종식 로드맵에 발맞춰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러쉬 프라이즈는 2012년 출범 이후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와 캠페인을 지원하며 동물대체시험법 개발과 교육, 홍보 활동에 앞장서 왔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생물학과 분자 경로 연구, 오가노이드 및 장기 칩(organ-on-a-chip)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동물실험 없는 연구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세계 각국 정부들도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 제공 = 러쉬코리아
미국 FDA는 2025년 4월 전임상 안전성 및 독성 시험에서 동물실험을 점진적으로 중단하는 역사적인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유럽위원회는 오는 2026년 1분기까지 화학물질 안전 평가를 위한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영국 정부 역시 올해 대체 연구 개발 및 적용을 촉진하는 국가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동물실험 현황과 대체시험법 제정 움직임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4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 실적 및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실험에 사용된 동물 수는 2024년 약 459만 마리로, 지난 2015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중 80%의 동물들이 실험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사진 제공 = 러쉬코리아
이러한 상황에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러쉬 프라이즈 2022년 정치 공로상 수상자인 남인순 의원은 2024년 7월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러쉬코리아 역시 지난 2021년부터 관련 입법 촉구를 위한 전국 서명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국내에서도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7월 개최된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 학술대회'에서는 특별히 러쉬 프라이즈 세션이 마련되어 AI 및 컴퓨팅 기반의 영국 신진 연구자상 수상 사례와 한국의 숏리스트 연구 사례가 공유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러쉬코리아는 매년 동물대체시험법 발전에 기여한 기업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감사패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더불어 오는 2027년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제14차 세계동물실험대체국제회의(WC 14) 유치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며, 오가노이드 등 고도화된 기술뿐 아니라 산학연의 협력으로 산업화가지 이어지는 로드맵 등 K-대체시험법의 글로벌 경쟁력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러쉬 프라이즈의 영향력과 미래
러쉬 프라이즈 2026은 이러한 글로벌 및 국내 동향과 맥을 같이하며, 신진 연구자, 과학, 홍보, 교육, 로비, 정치 공로 등 6개 부문에서 총 12팀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신청 방법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러쉬 프라이즈 '신진 연구자(Young Researcher)' 수상자인 Zheng Tan은 "러쉬 프라이즈 덕분에 졸업 후에도 인체 세포와 장기 칩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재정적 부담을 덜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비롯해 전 환경부 장관 한정애 의원, 남인순 의원 등 꾸준히 수상자가 탄생했습니다.
러쉬 프라이즈는 연간 25만 파운드 규모의 상금을 지원하며, 현재까지 36개국 140명의 수상자에게 총 294만 파운드(한화 약 55억 원)를 후원해 왔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동물실험 없는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