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직원들, CCTV로 여성 탑승객 보며 성희롱... 알바생들도 피해"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성희롱 논란, CCTV 악용 실태 드러나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송도해상케이블카 직원들이 탑승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탑승객을 보며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CCTV가 오히려 성희롱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사이트송도 케이블카 / 뉴스1(부산시 제공)


지난 1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주)송도해상케이블카가 개통된 2017년부터 2년간 송도해상케이블카에 아르바이트생을 파견했던 사회적기업 '공정한기업'은 2019년 1월, 송도케이블카 측에 '직장 내 성희롱 방지대책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해당 공문에는 10~2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직접 자필과 문자로 증언한 케이블카 직원들의 성희롱 발언과 갑질 행태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아르바이트생은 "(직원이) 운전실에서 CCTV를 보면서 손님들의 몸매를 평가 및 'XXX고 싶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여자 신입(아르바이트생)들이 들어올 때 육감적인 애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일 못하면 얼굴이라도 예뻐야지"라고 발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은 "여성 직원(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겨울에 비키니를 입히고 산타 복장을 해야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겠냐"는 발언과 "(예쁜 아르바이트생에게) 남자친구가 있어도 (나와) 성관계하는 사이면 된다"는 발언까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정한기업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10~2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케이블카 직원들에게 성희롱과 갑질을 당해 힘들어했다"며 "그러다 케이블카 직원들이 CCTV에 찍힌 탑승객을 보면서 성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해 송도케이블카에 공문을 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흡한 대응과 후속 조치


하지만 공문을 받은 송도케이블카의 대응은 미흡했습니다.


보름 후 송도케이블카는 "직원들의 내부교육으로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보내왔을 뿐, 성희롱 발언을 한 직원에 대한 징계는커녕 제대로 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문을 보낸 지 4개월 후, 공정한기업은 계약 해지를 당했습니다.


이에 대해 송도케이블카 측은 "당시 피해자의 구체적인 신고가 없어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며 "CCTV 설치는 시설관리와 방범 목적이며 성희롱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1년에 2회 성희롱을 포함한 법정 의무교육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근절을 위한 회사 정책 선언문'을 마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도케이블카 측은 이 사건 이후 10~20대 아르바이트생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고, 현재는 탑승객 안내 업무 등을 회사 정직원이 대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