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47년만의 '필리버스터' 더불어 김광진 의원 5시간 32분 발언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견을 막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밤새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7시경 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의 김광진 의원은 5시간 30분을 넘기는 기록적인 발언으로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시간 19분의 기록을 넘어섰다.

 

김광진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과 은수미 더민주 의원이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으며 12시간이 넘도록 진행되고 있다.

 

발언 시작 직후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장을 떠났으며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정희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카드에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김광진 의원은 "테러방지법에 대한 우려는 안보라는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과 같은 최소한의 권리들이 침해받지 않겠냐는 염려"라며 "안보를 합리적이고 이성에 입각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진 의원의 5시 32분 발언이 끝난 후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이 1시간 50분간 발언을 했으며 다음으로 은수미 더민주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테러방지법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야당 의원들은 조용히 본회의장을 지켰고, 필리버스터에 강력히 반발한 새누리당은 23일 두 차례에 걸쳐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필리버스터가 끝나길 기다리는 것밖에는 대응책이 딱히 없다. 국회선진화법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번 필리버스터는 더민주가 국민의 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입법을 방해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더민주가 과연 대한민국 제1야당인지 개탄스럽고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소속 의원 108명 전원이 토론에 나서 2월 임시국회 종료일(3월 11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으며, 필리스버스터가 진행 중에는 다른 안건의 본회의 상정이 진행될 수 없어 여야가 합의했던 선거구 획정과 북한인권법 그리고 다른 무쟁점법안 처리도 당분간 불투명해졌다.

 

한편 제헌의회 이후 다수당의 전횡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행사한 사례는 지금까지 2차례 있었으며,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4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공화당이 김준연 자유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상정하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본회의장에서 5시간 19분에 걸친 연설로 이를 저지한 일화는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진행은 1969년 8월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 개헌을 막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0시간15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며 법안 저지를 시도한 이후 47년 만에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