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암 환자 200명 홀로 맡던 동국대경주병원 '암 전문의' 돌연 사직... 환자들은 어쩌나

경주 동국대병원 전문의 사직으로 200여 명 환자 진료 중단 사태


경북 경주 동국대경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200여 명의 환자들이 담당 교수(전문의)의 갑작스러운 사직으로 인해 진료 중단 사태를 맞아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던 암 환자들은 치료 연속성이 중요한데, 이러한 상황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3일 경주시와 동국대 경주병원 측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전문의는 지난달 28일 병원 측에 이틀 후인 30일까지만 근무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병원은 혈액종양내과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 200여 명에게 30일 이후 진료가 중단된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전문의는 지난해 동료 의사가 사직한 이후 혼자서 200여 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해왔으며, 지난 6월에도 한 차례 사직 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KR20250812122500053_01_i_P4.jpg동국대경주병원


병원 측은 올해 1월부터 후임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어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일방적인 진료 중단 통보로 인해 환자들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항암 치료 중인 환자들은 치료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며, 전원 과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즉시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역 의료 체계의 취약성 드러낸 사태


이 사태가 발생한 직후 경주시 보건소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민원이 쇄도했으며, 이에 보건소 측은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전문의 퇴사 시점에는 6명의 입원 환자가 남아 있었는데, 병원 측은 이 중 3명은 포항 등 인근 지역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자택으로 귀가했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외래 환자들에게는 문자나 전화를 통해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을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img_20210218075315_deeiagjf.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동국대경주병원 전문의 한 명의 퇴사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고 병원 전체가 혼란에 빠진 상황은 지역 의료 체계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앞으로도 지역 병원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이 병원은 지난달 보건복지부의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 선정된 전국 175개 병원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포괄 2차 종합병원' 사업은 비수도권 환자들이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까지 가지 않고도 지역 내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역 종합병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2조1000억 원을 투입하는 정책입니다.


경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의사의 진료 중단이 법적 처분이나 고발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복지부와도 협의했지만,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