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나토 3종 세트' 의혹, 서희건설 자수로 새 국면
서희건설 측이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명품이 단순히 반클리프 목걸이뿐만 아니라 브로치와 귀걸이를 포함한 '나토 3종 세트' 전체였다고 자수한 사실이 13일 확인됐습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 명품들이 모두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했던 것으로 보고, 특히 이 물품들이 돌려진 시점에 주목하며 증거인멸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장실질심사 마치고 구치소로 향하는 김건히 여사 / 뉴스1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서희건설이 김 여사에게 나토 순방 때 착용한 명품 3종 세트를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자수서를 통해 "2022년 3월 대선 직후 아크로비스타 지하 식당에서 김 여사를 만나 당선 축하와 함께 목걸이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22년 4월에는 3000만원대 브로치와 2000만원대 귀걸이를 추가로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
명품 제공과 청탁의 연결고리 드러나
현재까지 반클리프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 목걸이(당시 6200만원대)는 임의제출 형식으로 실물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지난 2022년 6월 29일(현지시간) 열린 재스페인 동포 초청 만찬간담회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나머지 품목은 '티파니 아이벡스 클립 브로치'(당시 2600만원대)와 '그라프 뉴던다이아몬드 미니 스터드 이어링(2200만원대)'으로 알려졌습니다.
SBS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의 왼쪽 옷깃에서 해당 브로치가 발견됐습니다.
같은 순방 일정 중 진행된 스페인 동포 초천 만찬간담회에서 김 여사가 착용한 귀걸이도 그라프사 제품이라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측에서 명품들이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반클리프 목걸이, 티파니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와 동일한지 확인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회장의 자수서에는 청탁 목적으로 명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22년 6월 27일 서울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한 김 여사의 모습 / 당시 대통령실
이 회장은 2022년 4월 브로치와 귀걸이를 전달하면서 "맏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실제로 박 전 검사는 같은 해 6월 3일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습니다. 또한 반클리프 목걸이를 건넬 때는 조찬기도회 참석을 부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특검팀은 12일 김팔수 서희건설 대표이사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명품 구매 과정과 경위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반클리프 목걸이는 비서실장 최모(50)씨가 백화점에서 상품권으로 구매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증거인멸 시도 의혹, 명품 반환 시점에 주목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3종의 명품 중 목걸이와 브로치를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 사이에 돌려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압수수색 진행 중인 서희건설 사옥 모습 / 뉴스1
이 시기는 최재영 목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2023년 11월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2023년 12월과 맞물립니다.
특검팀은 이러한 시점에 명품을 반환한 것이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진 증거인멸 시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인멸 시도 정황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청탁 의혹에서도 드러납니다.
2023년 11월 29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씨에게 "목걸이를 보관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목걸이를 돌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그라프 목걸이를 돌려주거나 받지 않은 것처럼 상황을 조작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