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텔레그램 대화방 2개월치 기록 삭제 의혹
조은석 특별검사가 국민의힘 지도부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텔레그램 대화 내역이 삭제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지난 12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특검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전후 국민의힘 의원 전원(당시 108명)이 들어가 있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대화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대화 내역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특히 계엄 당일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올라왔던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문자 공지 내용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화 내용이 모두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당시 이 대화방 관리자였던 A의원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계엄 당일 의원총회 소집 장소 여러 차례 번복한 국민의힘 지도부
추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3~4일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며 공지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8.4 / 뉴스1
이로 인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당사와 국회 본청 등 여러 장소에 흩어져 있었고, 결국 계엄 해제 표결에는 18명만이 참여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약 1시간 후에 추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실수로 삭제... 계엄 이후 발견, 기록 보전 중"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되자 국회 벗어나는 계엄군 / 뉴스1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텔레그램 대화 내역 삭제가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실은 공지를 통해 "지난해 10월 29일 모 의원의 착오로 국민의힘 전체 의원 텔레방이 '일주일 단위 전체 삭제' 기능으로 설정이 전환됐다"며 "이후 12월 중순 의원들은 단체방의 대화 내용이 전체 삭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자동 타이머 해제 조치를 실시했고 지금까지 텔레그램 대화방 기록을 보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7일 국민의힘 추경호, 김기현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특검은 지난 11일 조경태·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추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 홍철호 전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 전 대통령과 연이어 통화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