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수사·물증·진술... 김건희 여사 영장 발부의 3대 축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 개시 41일 만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낸 배경에는 '키맨' 수사로 확보한 핵심 진술, 결정적 물적 증거, 그리고 김 여사의 혐의 부인 진술이 삼박자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검은 이번 심문에서 16가지 혐의 중 수사 진척이 빠른 사건만 골라 구속 그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통일교 청탁 등 건진법사 이권개입(특가법상 알선수재) 세 가지 혐의가 담겼습니다. 모두 검찰 단계에서 이미 소환 통보를 받았거나, 핵심 인물들이 기소되는 등 사건이 궤도에 오른 사안입니다.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 뉴스1
'도이치 작전'·공천개입... 집중 조사로 혐의 구체화
특검은 지난달 21일 김 여사 소환 통보 이후, 사건 당사자들을 잇달아 불러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는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 3,700여 차례 매매 주문을 통해 8억 1,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3일), '7초 매도' 의혹 민모 씨(지난달 28일), '2차 작전 주포' 김모 씨(지난달 27일)을 차례로 조사했습니다.
공천개입 의혹에서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 총괄본부장 명태균 씨로부터 2억 7,0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명 씨를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두 차례 조사하고, 김 전 의원을 이달 4일, 제보자인 김모 전 소장을 이달 5일 불러 진술을 들었습니다.
압수품·측근 진술... '거짓말'과 '은폐 정황' 부각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물적 증거도 구속 사유로 적극 활용됐습니다. 지난달 25일 양평 공흥지구 의혹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여사 오빠 진우 씨 인척의 주택에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 고가품이 발견됐습니다.
'김건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 / 뉴스1
김 여사는 해당 목걸이가 모조품이며, 과거 홍콩에서 구매해 모친에게 선물한 뒤 2022년 순방 때 잠시 빌려 썼다고 주장했지만, 특검은 서희건설 압수수색을 통해 "직접 구매 후 전달했다"는 자수서와 진품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김 여사의 거짓 진술과 증거인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제시됐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상자와 보증서 역시 특검의 추적 끝에 사업가 서모 씨가 직접 구입해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각종 증거에도 김 여사는 "모른다"
여기에 김 여사가 출석 후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답한 점, 전직 행정관들과 건진법사 전 씨와의 말 맞추기 가능성, 압수수색 시 문을 열어주지 않고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이 모두 구속 필요성의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월 16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가 27일 퇴원한 과정도 도주 가능성 논리의 일부로 제시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김건희 여사 모습 / 뉴스1
이번 영장 발부로 '정점'을 신병 확보한 특검은, 같은 날 '집사' 김예성 씨의 체포까지 이끌어내며 남은 의혹 사건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