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종합병원의 TV 리모컨 갑질 논란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의 TV 시청을 제한하는 '리모컨 갑질'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환자의 보호자인 A 씨는 "지난 5개월간 병실에 있는 TV를 두고 병원에 갑질 당하고 있다"고 제보했는데요.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이 병원의 모든 병실 벽면에 설치된 TV에서는 병원 재단이 운영하는 의료 방송만 송출되고 있었습니다.
JTBC '사건반장'
환자들이 다른 채널로 변경해도 약 30분 후에는 자동으로 의료 채널로 돌아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병실뿐만 아니라 휴게실 TV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으며, 일부 환자들은 불편함을 느껴 TV 전선을 아예 뽑아놓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다른 채널로 바꿔놓아도 30분 지나면 자동으로 병원 재단에서 운영하는 의료 채널로 돌아갔다"라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지난달 30일 병원 측이 "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병실 리모컨을 수거해 갔다는 점입니다.
리모컨 수거와 환자 권리 침해 논란
며칠이 지나도 리모컨이 돌아오지 않자 A 씨가 병원에 문의했을 때, 병원 관계자는 "의료 채널을 보고 싶은데 못 보고 있는 환자가 많고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환자 수면에도 방해되기 때문에 리모컨을 줄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JTBC '사건반장'
이에 A 씨는 "사전에 공지한 것도 아니고 수거한 뒤 문의하고 나서야 이런 답변을 받아 황당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결국 A 씨는 국민신문고에 병원의 갑질 행위를 제보했고, 그 후 수거해간 지 일주일 만인 지난 6일에야 리모컨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모컨을 돌려준 병원 측은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은 의무적으로 의료 채널을 시청하셔야 한다"며 "이 채널을 보지 않으면 다시 리모컨을 수거해가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병원의 태도에 A 씨는 "법에 위배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누리고 있던 환자의 권리 침해 아닌가? 이게 병원 갑질 아니면 뭐냐?"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해가 있던 것 같다"며 "많은 환자가 의료 채널을 보고 싶다고 요청해서 채널을 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리모컨 수거에 대해서는 "정비 차원"이라며 "각자 보고 싶은 채널이 달라 환자들끼리 싸움도 있었고, 중증 환자들이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밤에 몰래 TV 보는 환자가 있어서 제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병원 내 환자의 기본적인 편의 시설 이용 권리와 병원의 관리 방침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의료기관의 서비스 제공 방식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