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자퇴 후 수능 올인" 서울 고교 이탈률 1위는 강남3구... 그 배경은

강남3구, 고교 이탈률 서울 최고... 내신 포기하고 수능 집중 현상 심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 지역의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행정구역별 학업중단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와 서초구의 일반고 학업중단율은 각각 2.7%로 서울 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송파구도 2.1%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이들 지역에서 재학생 100명 중 약 2~3명이 정규 교육과정을 이탈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origin_2024년도제1회검정고시원서접수하는응시자들.jpg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원서접수 모습. /뉴스1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학업중단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강남구의 경우 2021년 1.4%에서 시작해 2022년 1.9%, 2023년 2.2%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지난해에는 2.7%까지 치솟았습니다.


서초구 역시 2021년 1.3%에서 2022년 2.4%로 급증했고, 2023년 1.8%로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 다시 2.7%로 급등했습니다.


송파구도 2021년 1.0%에서 2022년 1.6%로 증가한 후, 2023년과 지난해 모두 2.1%를 기록했습니다.


내신 저조하면 '자퇴→검정고시→수능' 루트 선택&


이처럼 강남3구에서 자퇴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입시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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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으로 수시모집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문재인정부 교육부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여기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주요 대학 신입생의 절반 가량이 정시를 통해 선발되는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학교 수업보다 수능 준비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교육 현장에서는 이들을 '정시 파이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정시 파이터'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바로 학교를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졸업 자격을 취득하고, 입시 학원에서 수능에만 집중하는 학생들입니다. 


특히 강남3구는 전국에서 수능 관련 사교육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지역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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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와 5등급제 도입으로 자퇴 증가 우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올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259명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이는 최근 8년 중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올해 고1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 함께 도입된 내신 5등급제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 안에 들지 못하면 곧바로 11~34% 구간인 2등급으로 떨어집니다. 지난 1학기 때 전 과목 1등급을 받지 못한 상위권 학생들은 자퇴 여부를 두고 고민이 상당히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