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20년간 홀로 살던 80대 한국 노인, 에이즈 일으키는 'HIV' 양성 미스터리... 세계 의학계 관심

80대 한국인 노인의 미스터리 HIV 감염, 의학계가 주목하는 이유


20년간 홀로 지내던 80대 노인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80세 이상 고령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사례로 판명되었기 때문인데요.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노인의 감염 경로가 완전한 미스터리라는 사실입니다.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임상 사례 보고'(Clinical case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80대 A씨는 지난해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하던 중 HIV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20여 년 배우자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이후 줄곧 홀로 생활해 왔으며, 이후 성관계는 없었다고 합니다.


배우자 역시 대학병원에서 여러 차례 시술과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진단되지 않은 HIV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가족의 주장입니다.


더욱 의문을 자아내는 점은 A씨가 림프종 진단 전까지 HIV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수술, 입원, 수혈, 주사 약물 사용, 침술, 문신 등의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의료진은 A씨의 혈액 내 면역세포(CD4) 수가 많고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이미 수년 전에 확인되지 않은 경로로 HIV 감염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령자 HIV 진단의 현실적 문제


이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감염 경로의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의료진은 고령자에 대한 HIV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대부분의 HIV 검사는 13~64세 사이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권장되고 있으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선별검사 지침이나 80세 이상 감염자에 대한 통계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고령자의 성생활을 배제하거나 HIV를 노인의 질환으로 보지 않는 편견이 진단 지연의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사회적 고립과 낮은 건강 정보 이해력도 진단이 늦어지는 데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입니다.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면역 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기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인데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HIV 감염이 조기에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고령자의 HIV 감염은 진단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됩니다.


전문가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HIV 검사의 접근성을 높이고, 고령자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 대한 HIV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A씨의 사례는 HIV가 더 이상 특정 연령이나 생활 방식에 국한된 질병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의료계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령자를 위한 HIV 검사 지침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