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장애인 10명 중 8명 "키오스크 사용, 뒷사람 눈치보여요"

장애인 무인주문기 이용 실태, 절반 이상이 직원 주문 선호


장애인들이 무인주문기(키오스크) 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직원을 통한 주문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들은 맞춤형 편의 기능 부족으로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장애인 540명과 국가·지방자치단체와 소속기관, 대학 등 4114개 기관을 대상으로 태블릿 PC를 활용한 대면면접 조사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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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한 장애인 중 161명이 무인주문기, 무인결제기, 표(티켓) 발권기 등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다고 답했는데요. 특히 식당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무인주문기에 대해서는 80.1%가 불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무인결제기(38.5%)와 표 발권기(32.3%)도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장애인이 겪는 무인주문기 이용의 주요 어려움


장애인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불편사항은 '주문이 늦어져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눈치가 보인다'(54.0%)는 점이었습니다. 이어서 '버튼 위치를 찾기 어렵거나 메뉴 선택 방법 및 이동의 어려움'(26.1%), '무인정보단말기의 작동이 느리거나 터치 인식이 잘되지 않음'(5.6%)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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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정보단말기를 이용해 본 장애인 277명 중 44.8%는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무인정보단말기로 직접 주문을 선호한다는 응답(20.6%)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시각장애인(72.3%), 심한 장애를 가진 사람(51.6%), 휠체어 이용자(61.5%)에게서 직원을 통한 주문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장애인들은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원 배치 또는 호출 벨 설치'(51.3%),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이 서툰 이용자를 위한 전용 단말기 구역 마련'(51.3%),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44.4%)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인식과 향후 개선 방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조사 대상 기관 중 78.7%는 개정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무인정보단말기 관련 정보 접근성 보장 의무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장애인들은 같은 질문에 51.1%만이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검증받은 장벽 없는 무인정보단말기 판매 현황은 466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장애인의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상의 불편함과 선호하는 방식을 확인하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접근 가능한 무인정보단말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